홀아비꽃대
Chloranthus japonicus Siebold
숲속에 나는 홀아비꽃대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30cm.
줄기 윗부분에 보통 4 장의 잎이 두 장씩 마주나지만,
아주 가까이 붙어서 돌려나기 잎처럼 보인다. 5~6월 개화.
한국(전역, 주로 중부 이북), 일본, 중국 동북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호래비꽃대, 홀애비꽃대
‘꽃대’라는 이름이 붙은 식물이 있다.
주변에서 그 식물을 보았다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고,
지난 십 년 동안 새로 등장한 자료도 없는 걸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멸종되었으리라고 여겨진다.
자료 사진을 보니, 이름이 ‘꽃대’라고해서 꽃이 없는 것은 아니고
꽃대에 밥풀 같은 꽃들이 붙어서 ‘꽃’의 존재가 무시된 이름 같다.
보통 두 개의 꽃대를 올리므로 ‘쌍꽃대’나 ‘쌍동꽃대’라고도 한다.
‘꽃대’라는 식물이 꽃대를 두 개씩 만드는 데에 비해서
‘홀아비꽃대’는 꽃대가 하나이기 때문에 나온 이름이다.
꽃대를 두 개 올렸던 ‘꽃대’는 사실상 멸종된 듯하고,
꽃대가 하나밖에 없는 홀아비꽃대는 어떻게 잘 살고 있을까?
내 생각으로는 꽃이 밥 알갱이처럼 붙어 있는 두 개의 꽃대보다
하나만 만들더라도 꽃이 눈에 잘 띄게 한 것이성공한 듯싶다.
다시 말해서 수술 길이를 늘여서 젖병 쏘시개처럼 만든 전략이다.
홀아비꽃대의 꽃을 보면, 암술은 작은 여드름 모양으로 꽃대에 붙어 있고
칫솔모처럼 보이는 수술은 보통 꽃들과는 반대로
꽃밥을 밑동, 즉 꽃대 쪽에 달고 있다.
(옥녀꽃대, 전남 장성)
마치 홀아비꽃대와 무슨 관계가 있는 듯한 ‘옥녀꽃대’도 있다.
이 꽃은 홀아비꽃대와 아주 비슷하지만 여성적인 느낌이 든다.
이 두 가지 식물의 가장 큰 차이는 수술에서 볼 수 있다.
옥녀꽃대의 하얀 수술은 홀아비의 수술보다 두 배 정도 길고 가늘고,
확대경으로 보면 수술 밑동에 붙은 꽃밥의 위치와 모양이 다르다.
<한국식물명의 유래>(이우철. 2005)에 나온 옥녀꽃대의 유래는,
이 꽃이 거제도의 ‘옥녀봉’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부이북 지방에는 홀아비꽃대가, 남부 지방에서는 대부분 옥녀꽃대가 살고,
예외적으로 남부 지방에서도 내륙의 산에서는 홀아비꽃대를 볼 수 있다.
‘남남북녀南男北女’가 아니라 ‘남옥녀, 북홀아비’인 셈이다.
종종 이 두 가지의 중간 쯤 되는 것들이 나타나서
가려보기를 좋아하는 학구파들은 요모조모를 뜯어보기도 한다.
나는 그저 외로운 홀아비와 옥녀가 중간쯤에서 만나
어떤 로맨스도 나누었으려니 하고 넘어가는 편이다.
2010. 5. 14. 꽃 이야기 196.
옥녀꽃대
Chloranthus fortunei (A.Gray) Solms
숲 밑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cm 가량.
잎은 줄기 윗부분에서는 4장이 돌려나기를 하고,
그 밑에서 한 쌍이 마주나며, 없는 경우도 있다.
(왼쪽 사진의 가장 왼쪽 개체에서 잎 6장을 볼 수 있다)
4~5월 개화. 홀아비꽃대보다 수술이 가늘고 길다.
한국(거제도, 경남, 전남),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조선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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