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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바닷가에 피는 꽃

효자가 된 갯벌의 천덕꾸러기, 퉁퉁마디

 

퉁퉁마디

Salicornia europaea L.

 

바닷가에 나는 명아주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10~30cm.

줄기는 마디가 많고 한두 번 갈라진다.

8~9월 개화. 마디 위에 마주 난 구멍 속에 2~3 송이의

작은 꽃이 숨어있다. 전초를 식용 및 약용한다.

한국(전역) 및 전세계적으로 분포한다.

 

 

 

 

 

소금 중에서는 '토판염(土版鹽)'을 최고로 친다.

토판염은 갯벌을 다진 바닥 위에서 만든 소금이다.

이 소금은 갯벌의 미네랄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좋기는 하지만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고 생산량이 적다.

 

요즈음 대부분의 염전에서는 장판을 깔아서 소금을 만든다.

이런 소금은 장판염(壯版鹽)이라고 하는데, 만들기가 쉽고,

생산량이 많아서 토판염의 10분지 1정도로 싸다고 한다.

 

토판염을 주로 만들던 옛날에 염전에서 잘 자라는 잡초가 있었다.

이 식물은 소금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이 ‘퉁퉁한 마디’처럼 생긴 풀의 이름이 바로 ‘퉁퉁마디’다.

짜디짠 소금밭에서 퉁퉁하게 잘만 자라니 참 별난 녀석이다.

 

(염전에서 잘 자라는 퉁퉁마디, 김병설님 사진)

 

퉁퉁마디는 잎과 줄기가 따로 없이 마디처럼 생긴 녹색식물인데

가을에 색이 변하면 드넓은 갯벌이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듯하다.

이 풀은 소금밭에서 자라므로 바닷가 식물 중에서도 가장 짜기 때문에

예로부터 이 풀을 ‘짠 풀’이라는 의미로 함초(鹹草)라 불렀으며,

민간에서 변비, 당뇨, 각종 염증 등의 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왔다.

 

요즘에는 웰빙 바람에다가 여러 가지 식품가공기술이 발달해서,

건강식품이나 조미료로 만들어져서 크게 인기를 모으는 모양이다.

함초에 들어 있는 효소는 지방과 단백질을 분해하는 능력이 있어서

사람의 장에 남아있는 중성지방질인 숙변과 혈관과 장기, 혈액,

세포조직 속에 붙어 있는 불필요한 지방을 분해하여 배출한다고 한다.

 

지금도 이 풀의 효능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함초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이제는 염전을 하는 사람들도 염전 옆에서 함초를 재배한다.

염전의 천덕꾸러기가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자녀들 중에서 도무지 잘난 구석이 없는 것 같은 아이도

그 아이가 가진 잠재력과 소질을 제대로 키워준다면

누구든지 이 퉁퉁마디처럼 효자 노릇을 할 날이 올 것이다.

신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달란트를 주었다고 하니 말이다.

 

 

2010. 3. 1.  꽃 이야기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