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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언제나 어디서나

잡초의 재발견, 쇠비름

 

쇠비름

Portulaca oleracea L.

 

길가나 밭에 나는 쇠비름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30cm 가량.

5~9월 개화. 볕이 좋은 때만 꽃을 피운다. 꽃의 지름 3~5mm.

어린잎은 식용하며 말려서 묵나물로도 먹는다. 전초는 약용.

한국(전역), 세계의 온대, 열대 지방에 널리 분포한다.

[이명] 돼지풀 (북한명)

 

 

 

 

 

쇠비름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널려 있었던 풀이다.

농사일을 성가시게 하는 흔한 잡초로만 알고 있었는데,

근래에 야생화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책을 읽다보니

이 식물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몇 가지 알게 되었다.

 

우선 쇠비름도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아무리 무심코 지나쳤다고 하더라도 수십 년을 보아오던 풀이

꽃을 피우는 지도 몰랐다는 것이 오히려 놀라운 일이다.

이를 나의 무관심이나 무감각만을 탓할 수만은 없고,

볕 좋을 때에만 작은 꽃을 잠깐씩 피우는 이놈 탓도 있다.

 

둘째, 쇠비름은 일 년에 4세대까지 번식할 수 있는 괴물 잡초라는 점이다.

식물의 씨앗은 대개 추운 겨울을 나야 새싹을 틔우는 걸로 알고 있었다.

어느 해인가 털별꽃아재비가 8월쯤에 씨앗을 만들더니,

그 2세가 싹을 내서 11월에 꽃을 피운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그런데 4세대라니....이런 괴물이 쇠비름 말고 또 있을까 싶다.

 

 

셋째, 이 쇠비름을 먹을 수 있고, 약으로도 효과가 많다는 사실이다.

예로부터 쇠비름을 먹으면 오래 산다고 ‘장명채(長命菜)’라고도 했고,

줄기는 붉고, 잎은 초록, 꽃은 노란색이며, 뿌리는 희고, 열매는 검어서

음양오행의 원리에 잘 맞는 식물이라고, ‘오행초(五行草)’라고도 불렀다.

황대권 선생님은 이 풀에 ‘가장 완벽한 야생 약초’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어떤 자료를 보니 쇠비름은 뇌 활동을 촉진시켜 치매를 예방하고

콜레스테롤을 줄여서 동맥경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고,

혈당치는 떨어뜨리고 생명력을 왕성하게 해서 당뇨병에도 좋으며,

쇠비름을 끓인 물은 습진이나 무좀에도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었다.

근래에는 오메가3라는 필수지방산이 많아서 주목 받고 있다고 하니,

이런 내용들이 제대로 검증이 되어서

쇠비름과 싸우느라 고생하는 농부들의 일손이 덜어졌으면 좋겠다.

 

쇠비름처럼 가까이 있는 것들을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을까.

가까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고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때로 놀라지 않았던가.

그 모든 것이 관심을 가질 때 새롭게 보이는 듯하다. 

 

 

2013. 2. 1.  꽃이야기 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