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나들이 2/백두산에 피는 꽃

국경의 슬픈 전설로 남을 털동자꽃

 

털동자꽃

Lychnis fulgens Fisch. ex Spreng.

 

풀밭이나 반그늘에서 자라는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50~100㎝. 꽃받침 아래에 희고 긴 털이 많으며,

전체에 흰 털이 있다. 6~8월 개화. 꽃의 지름 4cm 정도.

한국(중부 이북), 일본, 중국 동북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호동자꽃

 

 

 

 

 

높고 깊은 산 외딴 암자에 스님과 동자승이 살았다.

스님이 겨울 양식을 구하러 산을 내려 간 사이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어쩌고... 하는 슬픈 전설이

동자꽃과 설악산 오세암에 전해오고 있다.  

 

여러 가지 꽃에 얽힌 전설들이 많기도 하지만,

그 이야기들의 살을 추리고 남은 뼈 모양은 거의 같다.

일단 주인공은 불쌍하고 착하고, 여자일 경우이면 예쁘다.

그리고 억울하거나 슬프게 죽게 되는 상황이 나오고,

그 이듬해 그를 닮은 꽃이 피어났다는 빤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먼 훗날 두만강변에 남을만한 전설이 있다.

 

"옛날 두만강 남쪽에 북조선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나라가 피폐하여 굶어 죽은 사람과 고아들이 부지기수였는데,

꽃제비라고 부르던 고아들은 먹을 것을 찾아 국경을 넘기도 했다.

아무리 감시를 하고 탈출한 사람들을 잡아와서 감옥에 넣어도

국경을 넘는 일이 날로 늘어나자 왕은 드디어 총살령을 내렸다.

 

(한만 국경 철조망 앞에 핏자국처럼 핀 털동자꽃. 양인호님 사진)

 

국경을 떠돌던 꽃제비들은 그런 무시무시한 명령도 모르고

먹을 것을 찾아서 철조망을 넘다가 총을 맞고 쓰러졌다.

그 이듬해 그 철조망 부근에 핏빛의 꽃이 피었다.

꽃모양이 총탄의 상처와 같고 그 아래는 하얀 솜털이 있다.

사람들은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꽃제비 동자들이

국경을 넘다가 죽어서 그 꽃으로 환생했다"고 믿는다.

 

두만강변의 한만 국경은 산불이 강을 넘지 못하게 하고,

국경을 넘는 사람들을 감시할 목적으로 숲을 제거해서

드넓은 초원이 갖가지 야생화들의 천국이 되었다.

그 꽃밭에는 백작약, 꽃고비, 가래바람꽃, 제비붓꽃, 매발톱,

백산차, 분홍노루발풀, 큰솔나리, 하늘나리, 손바닥난초, 냉초....

이름을 늘어놓기도 숨이 가쁠 정도로 온갖 꽃들이 핀다.

 

그 꽃밭에서 털동자꽃의 여운이 가장 짙게 남았다.

두만강 북쪽 강변을 따라 허술한 철조망이 있고,

그 철조망 앞에 흩어진 핏자국처럼 피는 꽃이다.

 

먼 후일 죽은 이들의 영혼이 물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피 흘리며 쓰러진 것을 아셨나요?

그 때 당신들은 무엇을 했나요?’

 

 

2013. 1. 25. 꽃이야기 130

 

 

 

 

동자꽃

Lychnis cognata Maxim.

 

높은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50~70cm.

전체에 털이 있다. 6~8월 개화하며 꽃의 지름 4cm 정도다.

한국(전역), 중국 동북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참동자꽃

 

 

 

 

 

 

 

 

제비동자꽃

Lychnis wilfordii (Regel) Maxim.

 

높은 산지의 반그늘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50cm 가량.

전체에 털이 없다. 6~8월에 개화하며 지름 3cm 정도다.

꽃잎 하나하나가 제비 모양을 닮았다.

한국(중부 이북),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멸종위기종 (2급) [이명] 북동자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