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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습지와 냇가에서

모세가 생각나는 식물, 뚜껑덩굴

 

뚜껑덩굴

Actinostemma lobatum Maxim.

 

물가에 자라는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 길이 2m정도.

8∼9월 개화. 수꽃은 잎겨드랑이에 원추꽃차례로 달리고,

암꽃은 수꽃 꽃차례 밑에 1송이씩 달린다.

열매가 익으면 가운데가 가로로 갈라져서 뚜껑 모양으로 떨어지고

검은 색의 종자가 2개씩 떨어진다. 한국, 동아시아 지역에 분포한다.

[이명] 개뚜껑덩굴, 단풍잎뚝껑덩굴, 합자초

 

 

 

 

 

뚜껑덩굴은 하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다.

비가 오지 않을 때 말라붙는 작은 도랑가에서도 흔한 걸 보면

물길 주변이나 물이 범람하는 곳에 자리 잡는 식물이다.

뚜껑덩굴은 8월에 하얀 꽃이 피어서 도토리 같은 열매를 맺고

열매가 익으면 뚜껑이 열리면서 씨앗이 떨어진다.

 

씨앗이 물로 바로 떨어질 만한 곳에 자라는 뚜껑덩굴도 있지만,

마른 도랑에 떨어진 씨앗도 비가 오면 물길을 따라 여행을 시작한다.

먼 옛날에 모세가 바구니에 담겨 나일강을 떠내려갔듯이

뚜껑덩굴의 씨앗도 모세처럼 정처 없이 떠내려 갈 것이다.

그 씨앗이 물에 잘 뜨도록 바구니처럼 생겨서 더욱 그러하다.

 

이처럼 물길을 따라 종자를 퍼뜨리는 방법도 효과적인 듯하다.

왜냐하면 뚜껑덩굴은 열매마다 단 두 개의 씨앗만 만드는데

얼마나 번식력이 강한지 생태교란종으로 지정이 되어있다.

엄청나게 많은 씨앗을 바람에 날려 보내는 식물들보다

생존 가능성이 높은 곳에 안착할 확률이 훨씬 높을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근래에 뚜껑덩굴의 추출물을 이용해서

피지 용해제와 혈전 치료제를 개발하였다고 하니

앞으로는 생태계교란종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날 듯도 하다.

뚜껑덩굴이 수분이 많고 물과 친한 식물이라서 그런지

막힌 것을 녹이고 소통시키는데 효과가 좋은 모양이다.

 

그리 점잖은 말은 못되지만 ‘뚜껑 열린다’는 말이 있다.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어 뇌의 모세혈관이 터지면

정말로 뚜껑을 여는 수술을 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이런 불상사를 막는데 뚜껑덩굴의 추출물이 효과가 있다니

이래저래 뚜껑덩굴은 ‘모세’를 생각나게 하는 식물이다.

 

평소에 뚜껑덩굴처럼 재미있는 식물도 즐겨 찾고,

자주 감탄하며,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간다면

뚜껑을 열어야 할 일이 생길까 싶다.   

 

 

2009. 11. 8에 쓴 글을 2012. 11. 23에 고쳐 쓰다.

꽃이야기 104.

 

 

 

 

 

 

새박

Melothria japonica (Thunb.) Maxim. ex Cogn.

 

습한 숲 가장자리에 나는 박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

7~8월 개화. 암수그루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달린다.

한국(중, 남부),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 새박, 새콩, 새팥 등의 식물명에 접두사로 붙는 ‘새’는

새가 먹는 열매인지는 모르겠으나, 주로 작다는 의미로

쓰이는 듯하다. 

 

 

 

 

 

산외

Schizopepon bryoniifolius Maxim.

 

산지의 숲 가장자리에 나는 박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

8~9월 개화. 꽃은 양성화이나 수꽃 상태에서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이 많다. 한국, 일본, 중국, 동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가시박

Sicyos angulatus L.

 

주로 하천 유역을 따라 자라는 박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

줄기는 모가 나고 가시털이 있으며, 높이 기어오른다.

6~9월 개화. 수꽃 꽃차례 밑에 암꽃이 달린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로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될 만큼

번식력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