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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언제나 어디서나

가녀린 괭이밥이 겪은 모진 시련

 

괭이밥

Oxalis corniculata L.

 

밭이나 길가에 흔히 나는 괭이밥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10∼30cm.

4~10월 개화. 어린잎은 식용. 날잎을 찧어서 옴과 벌레 물린 데 바르며,

민간에서는 토혈에 달여 먹는다. 한국 및 전 세계적으로 분포한다.

[이명] 초장초, 괴싱이, 시금초

 

 

 

 

 

괭이밥은 고양이의 밥이라는 뜻이다.

고양이가 배탈이 나면 먹는다고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괭이밥은 수산(蓚酸, Oxalic Acid) 성분이 있어서

새콤한 맛이 나는 까닭에 '초장초'나 '시금초'라고도 한다.  

나물 비빔밥에 초장 대신 넣어서 ‘초장초’인 듯하다.

 

이 괭이밥의 속명인 'Oxalis'도 수산의 라틴어로서,

수산 성분 때문에 해충들이 잎을 갉아먹지 못한다고 한다.

실제로 수산은 응애 같은 해충퇴치제로 널리 쓰이고 있다.

 

이 성분이 해충 퇴치에는 성공했으나

괭이밥 자신에게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수난을 자초했다.

수산 성분은 금속의 녹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서

옛날에 이 풀을 뭉쳐서 놋그릇을 닦는데 썼다.

요즈음은 놋그릇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괭이밥의 기나긴 수난이 끝난 듯해서 다행이다.

 

 

(도시의 콘크리트 틈새에도 뿌리내리고 사는 괭이밥)

 

괭이밥은 회색 콘크리트 도시의 틈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작고 가냘픈 식물이라 산과 들의 큰 풀들에 치여 살기보다는

보도블록 틈새나 화분의 가장자리에서

한 줌 흙에 뿌리내리고 사는 것이 오히려 편안해 보인다.

 

괭이밥은 작은 촛대 모양의 씨방 속에 수백 개의 씨앗을 만들고,

씨앗마다 작은 스프링이 있어서 사방으로 씨앗을 튕겨 보낸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작은 씨앗들이 화분에서 화분으로

틈새에서 틈새로 날아가 새로운 삶을 이어간다.

 

작은 풀이 한 줌도 되지 않는 흙에 의지하여 살다보니

볕이 좋지 않으면 꽃을 피우지 않거나 일찍 접고,

추운 날씨에는 하트 모양의 잎을 우산처럼 접어서

힘을 아끼며 알뜰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한때는 모진 수난을 당했던 풀,

이제는 삭막한 도시에서 작은 꽃을 피우며

적게 가진 만큼 알뜰하게 사는 괭이밥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해주고 싶다.

 

 

2012. 11. 5 꽃이야기 85

 

 

 

선괭이밥

Oxalis stricta L.

 

들이나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40cm.

전체에 털이 나고 줄기는 곧게 선다. 괭이밥은 줄기가

땅을 기며 선괭이밥은 줄기가 곧게 서는 차이가 있다.

5~8월 개화. 어린순은 식용하며 신맛이 있다.

한국, 일본, 중국,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곧은괭이밥풀, 왕괭이밥, 왕시금초, 왜선괭이밥 등

 

 

 

 

 

 

 

큰괭이밥

Oxalis obtriangulata Maxim.

 

산자락의 반그늘, 습한 곳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약 20cm.  3~5월 개화.

보통 괭이밥은 잎이 먼저 나오고 꽃이 피지만

큰괭이밥은 꽃이 먼저 핀 후 잎이 나온다.

잎을 개선에 걸리거나 독충에 쏘였을 때 약으로 쓴다.

한국, 일본, 중국(만주), 우수리강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큰괭이밥풀

 

 

 

 

 

애기괭이밥

Oxalis acetosella L.

 

깊은 산 계곡의 숲 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5~15cm. 5~6월 개화. 어린잎을 식용한다.

한국, 북반구 온대 지역 북부에 분포한다.

[이명] 큰선괭이밥, 산괭이밥, 애기괭이밥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