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나들이 1/언제나 어디서나

진화의 흔적이 보이는 털별꽃아재비

 

털별꽃아재비

Galinsoga ciliata (Raf.) S.F.Blake

 

들이나 길가의 빈터에 자라는 국화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10∼50cm. 전체에 거친 털이 촘촘히 난다.

6∼11월 개화. 꽃차례(두상화)의 지름 약 5mm.

혀꽃은 흰색, 끝이 3갈래. 중심화는 노란색, 끝이 5갈래.

열대 아메리카 원산, 한국 전역에 분포한다.

[이명] 큰별꽃아재비, 털쓰레기꽃

 

 

 

 

털별꽃아재비는 열대 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식물이 무슨 생각이 있어서 귀화한 것은 아닐 터이지만,

이 땅에 잘 정착했다는 의미로 그런 용어를 쓴 것 같다.

 

이 식물은 귀화하자 말자 ‘털쓰레기꽃’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추측건대 귀화 초기에, 본격적으로 정착할 곳을 찾기 전에

길가 공터나 쓰레기장 주변에서 눈치를 본 까닭일 듯하다.

 

 

이 식물의 이름을 '털 + 별꽃 + 아재비'로 풀어보면,

별꽃을 닮았으며 털이 많이 난 풀'이라는 뜻이다.

‘털별꽃아재비’가 있으니 당연히 ‘별꽃아재비’도 있다.

이 풀은 털별꽃아재비보다 털이 드물고 혀꽃 크기가 작다.

 

별꽃아재비는 아주 희귀한 식물이다.

꽃이 더 큰 털별꽃아재비가 번식에 유리하다는 가정을 하면,

별꽃아재비는 멸종되어 역사 속의 식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런 과정을 자연선택으로 보아 진화의 일부라는 사람도 있고,

그 또한 신에 의한 창조의 일부라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국화과의 꽃들은 대부분 꽃잎, 정확히 말해서 혀꽃 끝에 톱니가 있다.

학자들은 그 톱니를 진화의 중요한 흔적으로 보고 있다.

그 꽃잎 하나하나는 아주 오래 전, 몇 천만 년 전에는

초롱꽃처럼 생긴 통꽃이었는데, 곤충들을 더 많이 불러들이려

혀 모양으로 갈라져서 혀꽃(설상화)이 되었다고 한다.

 

털별꽃아재비의 하얀 혀꽃 끝에는 톱니 세 개가 있다.

이 혀꽃은 원래 여러 갈래의 꽃잎을 가진 작은 통꽃이었는데,

언젠가 꽃떨기(두상화) 전체를 크게 보이려고 혀꽃으로 펴지고,

많은 수의 꽃잎은 점차 세 개로 합쳐진 듯하다.

 

문외한이 느닷없이 털별꽃아재비에 대해 뭔가 아는 체를 하는 까닭은

우연히 통꽃 모양으로 핀 혀꽃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들은 마치 수천만 년 전으로 돌아가자고 반란을 일으킨 듯하였다.

눈곱만한 꽃잎 하나에도 그렇게 오랜 유전자가 숨어 있다고 생각하니,

이 작은 들꽃들을 볼 때마다 무릎을 굽히지 않을 수 없다.

 

 

 

 

2012. 11. 18. 꽃이야기 95.

 

 

 

 

 

별꽃아재비

Galinsoga parviflora Cav.

 

열대 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

털별꽃아재비에 비해 혀꽃이 작으며 털이 적게 난다.

우리나라에서 매우 드물게 관찰된다.

[이명] 쓰레기꽃, 두메고추나물

 

 

(인디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