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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2. 4. 9 (월) 산자고를 찾아서.

 새벽 4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산자고가 아름답게 핀다는 작은 섬으로 가기 위해서...

그러나 짙은 안개로 배가 뜨지 못했다.

지역에 계신 동호인에게 갈만한 곳을 물어서

산자고가 많다는 작은 절을 찾았다.

 

 

포근한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아름다운 절이다

절 주변에 꿩의바람이며 산자고가 많이 자라고 있었지만,

짙은 안개로 아직 꽃을 열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다.

고즈녁한 정경이지만 개화를 기다리는 조바심때문인지,

이 분위기를 즐기지 못했다.

 

 

12시가 다 되어도 안개는 걷힐 가망이 없어 보인다.

출발할 때는 오늘 구름 한 점 없이 맑다는 일기예보에

복 받았다며 떠들고 왔는데...

덕분에 풍경사진도 찍어보았다.

 

 

이 아이들이 피면 참 멋진 군락이겠다.... 몇 시간 후 다시오리라며 안면도로 향했다.

 

 

안면도의 숲 속에서 찾아낸 것은 겨우 남산제비꽃들 뿐...

보춘화는 아직 조금 이르거니와...과거에 풍성했다는 전설과는 달리

태풍이 휩쓸고 간 폐허처럼 볼품 없는 아이들만 간혹 눈에 띄었다.

이곳의 그 많았던 보춘화들은 왜, 어디로 사라져간 것일까?

 

 

오후 세시가 넘어서야 안개가 걷혔다.

다시 산자고가 많은 절로 돌아오니 완전히 꽃 동산을 이루고 있었다.

반갑다.

 

 

누군가는 이 절에서 연등을 배경으로  참 아름다운 작품을 찍은 것을 보았다.

 

 

12시 쯤 이 절을 떠날 때, 아쉬웠던 이 꽃무리들을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났다.

 

 

이렇게 좋은 것을... 잘 표현할 방법을 찾지는 못했지만...

 

 

 

아무리 애를 써봐도...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다가갈 재주가 없다.

 

 

삶과 죽음이 보인다. 저 무거운 돌단지 안에 들어있는 과거의 삶과

이 하얗고 가벼운 생명...

 

 

이곳은 자비로운 곳이다. 산자고(山慈姑)의 '자'도 그런 의미다.

 

 

서울로 떠나야 할 시간...

 

 

작별 인사를 고하며...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아쉬움...시간이 모자란 아쉬움이 아니라,

이 아름다움의 만분지 일이라도 담아가지 못하는 아쉬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