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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2. 2. 27 (월) 거문도 꽃나들이 (1)

 넉달만에 꽃나들이를 했다. 올 들어 첫 꽃나들이기도 하다.

하루 전에 광주로 가서 하루밤을 자고 6시 정각에 나로도로 출발했다.

나로항까지는 도로가 좋아져서 1시간 50분이면 넉넉하다.

여수항을 출발한 거문도행 배(오가고호)는 8시 30분에 나로항에 들렀다가

손죽도, 초도, 거문도 서도항을 경유하여 10시에 거문항에 도착한다.

배삯은 편도 23,500원이고 다른 회사는 1,000원이 더 비싸다.

올 3월 1일 부로 29,000원으로 인상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거문도는 이렇게 생겼다. 왼쪽으로부터 서도, 고도, 동도의 세 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격자 하나가 1km 니까 제일 큰 섬 서도를 종주하려면 7km 정도를 걸어야 한다.

동백숲이 짙어서 검은도라 하다가 거문도가 되었다는 속설도 있는데

정작 거문도에 내려서 읽은 거문도의 유래는, 청나라 대신 정여창이 거문도에 왔을 때,

학문이 깊은 사람들이 많아서 거문도(巨文島)로 섬 이름을 고쳐부를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오매불망 그리던 거문도 수선화다.

작년보다 일주일 늦게 찾은 만큼 개화상태가 좋았다.

뉴스를 보면 한 열흘 전부터 피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으로 오는 길에 동백꽃들은 아직 절정에 이르지 않았다.

 

 

이곳을 오려면 택시를 타지 않을 수 없다.

약 1.5km를 타는데 8,000 원이다. 도시 같으면 기본요금도 되지 않는 거리다.

그러나 어쩌랴, 이 먼 곳까지 비싼 돈 들여서 왔으니 빛 좋을 때 한시라도 빨리 꽃을 보아야하니 말이다.

택시에서 내려서도 1.2km를 걸어야 한다.

거문도 등대는 등대체험희망자들에게 무료로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꽃은 아름답기 그지없으나 그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어찌 담아내야 할 지 막막하다.

그래서 그 먼길을 또 오게 되는 것이다.

 

 

유채꽃도 만발하였다.

수선화를 주인공으로 유채꽃의 노란색을 곁들여보았다.

 

 

그 유명한 등대를 배경으로 한 거문도 수선화다.

거문도 등대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로 1905년인가 세워져서 100년동안 불을 밝히다가

7년 전에 이 새로 세운 등대에 임무를 넘겨주고 뒷전으로 물러 앉았다.

 

 

푸른 바다에 빛나는 빛망울 배경을 제대로 살렸어야 했는데..

북쪽에 있는 녹산등대를 가 볼 욕심에 좋은 컨셉을 정성들여 담지 못했다.

 

 

내일 아침 빛이 좋으면 또 올 수 있으려니하는 막연한 기대는..

끝내 기대로 그치고 말았다. 다음 날 날씨가 잔뜩 흐렸기 때문이다.

 

 

산쪽풀이다. 작년에 보기는 보았는데, 잘 몰라서 함부로 찍었던 풀이다.

 

 

꽃술까지 신경을 써서 담아보았다.

거문도와 제주도 등 남해안의 섬들에만 사는 풀로 알고 있다. 

 

 

산쪽풀은 산쪽에 사는 풀이 맞기는 하지만...

산쪽에 산다고 산쪽풀 이름이 붙지는 않았을 것이다.

산쪽풀 이름의 유래는 풀어봐야 알겠지만..

산에 나는 쪽풀이다. 다시 말하면 산에 나는 쪽빛 염료를 만드는 풀이라는 말이다.

 

 

산쪽풀은 대극과의 식물로서 잎을 염료로 쓴다고한다.

그렇다면 이 잎에서는 쪽빛, 그러니까 남색이 나온다는 암시다.

 

서도의 북쪽 끝, 녹산등대쪽에도 수선화가 있다는 정보가 있어서..

더 이상 산쪽풀과 씨름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