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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눈녹은 산과 계곡

언 땅에 피는 불꽃, 붉은대극

 

 

붉은대극

Euphorbia ebracteolata Hayata

 

양지바른 산자락에 나는 대극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30cm.

이른 봄에 싹이 틀 때는 전체적으로 붉은 색을 띠나,

점차 녹색으로 변한다. 3~4월 개화.

울릉도, 전남 등지에 드물게 분포한다.

 

 

 

 

 

붉은대극은 눈이 녹을 무렵 언 땅을 뚫고 불꽃같은 싹을 틔운다.

그리고 개감수, 흰대극같은 대극 가문의 형제들이 뒤따라 나온다.

추위가 채 물러가지 않을 때 서둘러 나오는 붉은대극과 개감수는

온통 붉은 색의 싹을 틔웠다가 점차 밝은 녹색으로 변한다.

 

대극(大戟)이라는 이름은 ‘큰 창’이라는 섬뜩한 느낌을 준다.

‘대극’은 원래 한약재로 쓰이는 이 식물의 뿌리를 일컫는데,

매우 맵고 써서 인후(咽喉)를 자극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대극은 이뇨, 해열, 해독작용이 탁월하나 독이 강하므로

허약한 사람이나 임신부에게는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버들옻이나 우독초 같은 대극의 다른 이름들도

이 식물에 상당한 독성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대극은 ‘배상화서(杯狀花序)’라는 특이한 꽃차례를 가진다.

한자 뜻을 보면 ‘잔 모양의 꽃차례’로 대극과의 식물들에서만 나타난다.

이 꽃차례는 매우 복잡하지만 살펴보는 재미가 아기자기하다.

 

(풍도대극. 2008. 3. 육안으로는 붉은대극과 차이를 보기 어렵다.) 

 

대극의 복잡한 꽃차례를 정리해 보자면,

꽃이 필 무렵, 줄기 끝에서 다섯 개의 잎이 돌려난 뒤,

여기서 가는 줄기 다섯 개가 별 모양으로 펼쳐진다.

이 다섯 개의 줄기 끝마다 세 개의 잎이 나와서 큰 꽃받침이 된다.

이 꽃받침마다 다시 세 개의 짧은 꽃대가 나오고,

그 꽃대 끝에서 두 개의 잎이 잔 모양으로 마주 안으며 작은 꽃받침이 된다.

 

그 속에서 꽃잎이 없는 암꽃 하나가 먼저 핀다.

암꽃은 밑동으로부터 꿀샘, 씨방, 암술 하나를 달고 나오는데

암꽃이 다른 꽃으로부터 꽃가루를 받아 수분을 하면

암꽃의 주변에 역시 꽃잎이 없는 서너 개의 수꽃이 달린다.

수꽃도 말이 꽃이지 수술 1개로만 이루어진 꽃이다.

대극속의 다른 종들도 이와 비슷한 꽃차례로 꽃을 피운다.

 

 

(식물체의 아래쪽부터...잎 5 개-붉은줄기 5 개-잎 3 개-녹황색줄기 3 개-잎 2 개- 암꽃 1 개 (오렌지색 꿀샘 4 개 - 씨방- 암술 3 갈래후 2 갈래) - 로 피보나치 수열의 역순으로 꽃차례가 이루어 진다. 그리고 옆에 수꽃이 나올 때 (나온 꽃도 있고 나오지 않은 꽃도 있음) 다시 꽃받침 모양으로 두 개의 잎과 몇 개의 수꽃이 나옴)

 

대극은 꽃잎이 없어도 에워싼 잎들이 노란색으로 변해서

꽃잎이 있는 꽃보다 훨씬 화려한 꽃차례를 연출한다.

원예용으로 사랑받는 포인세티아, 설악초도 대극과로

잎이 화려한 색깔로 변해서 꽃처럼 보이는 식물이다.

 

대극의 화려한 잔 모양 꽃차례에서는 축배의 노래가 들리지만,

창으로 찔린 듯한 '라 트라비아타'의 아픔도 숨어 있다.

독과 약은 대체로 같은 근본이어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삶과 죽음을 가르기도 한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쓰는 것도 그와 다르지 않다.

 

2012. 1. 19. 꽃이야기 34

 

 

 

 

대극(大戟)

Euphorbia pekinensis Ruprecht

 

산과 들의 양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80cm 정도.

줄기나 잎을 자르면 흰 유액이 나온다. 5~6월 개화.

생약(生藥)으로 쓰는 대극(大戟)은 뿌리를 말린 것이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버들옻, 유칠(柳桼), 우독초 등.

 

 

 

 

흰대극

Euphorbia esula L.

 

바닷가 부근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40cm.

전체적으로 분백색이며, 털이 없고, 자르면 유액이 나온다.

4~6월 개화. 뿌리를 약용한다.

한국(전역), 동북아시아, 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노랑대극, 노랑등대풀, 노랑버들옻, 흰버들옻

 

 

 

 

 

개감수

Euphorbia sieboldiana Morren & Decne.

 

산이나 들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40cm.

4~7월 개화. 유독식물로 뿌리를 약용한다.

한국(전역) 및 동북아시아 일대에 분포한다.

[이명] 참대극, 감수, 산감수, 산개감수, 산참대극 등

 

 

 

 

* 풍도대극

Euphorbia ebracteolata var. coreana Hurus.

 

1940년 일본인 Hurusawa에 의해 일본 식물지에 실렸다. 붉은대극에 비해 잎이 좁고

총포 내에 털이 밀생하는 특징을 확인, 붉은대극의 변종으로 학명을 등록하였다.

동위 효소 분석에 의한 연구에 따르면, 붉은대극과 분명히 구분되는 명확한 특징이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논란이 있다. 국가표준목록에는 풍도대극이 정명으로 등록되어 있다.

3~4월 개화. 한국(풍도) 특산. [이명] 풍도버들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