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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눈녹은 산과 계곡

피나물과 맞바꾸어야 할 이름, 매미꽃

 

매미꽃

Coreanomecon hylomeconoides Nakai

 

산과 계곡에 자라는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40cm.

굵고 짧은 뿌리줄기에서 잎이 뭉쳐나며 자르면 핏빛 유액이 나온다.

4~5월에 주로 개화하나 6~7월에도 꽃을 볼 수 있다. 

한국 특산 식물로 지리산 이남에 분포한다. 

[이명] 개매미꽃, 여름매미꽃, 피나물

 

 

 

 

 

 

우리 국명으로 ‘매미꽃’으로 부르는 식물이 있다.

그런데 자료 마다 이름과 개화시기, 분포지가 다르고

실제 탐사한 결과와도 맞지 않아서 혼란스럽다.

혼란을 주는 대표적인 두 자료를 비교해 보면,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이하 국생종)의 ‘매미꽃’은

한국식물도감(이하 이영노 도감)에서는 ‘피나물’로 되어있고, 

국생종에서 '피나물'로 나와 있는 식물은 이영노 도감에서

'노랑매미꽃'으로 나와있어, 두 식물의 이름이 뒤바뀌어 있다.

 

그리고 국생종과 나카이는 매미꽃속을 ‘한국특산속’으로 분류했고,

이영노 박사는 피나물과 노랑매미꽃을 모두 피나물속으로 보았다.

국생종은 근래에 연구한 우리나라 학자의 주장보다는

한 세기나 지난 나카이의 견해를 따르는 듯하다.

 

국생종에서는 매미꽃이 6~7월에 꽃이 핀다고 하였으나,

이영노 도감에서는 4~5월로, 탐사결과와 일치하였다.

국생종에서 이 꽃이 6~7월에 핀다고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꽃이 필 때 매미가 나온다는 어설픈 유래설까지 나돌고 있다.

 

피나물이든 매미꽃이든 두 개의 꽃받침이 꽃봉오리를 싸고 있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지만 꽃받침이 두 장인 꽃은 아주 드물다.

이 꽃받침이 벌어지면서 꽃이 피는 순간이 매미를 닮았지 싶다.

꽃이 피면 매미가 날아가듯이 꽃받침이 떨어져버린다.

 

(매미꽃(국명) 군락, 전남 순천 일대)

 

또, 국생종에서 매미꽃이 지리산과 일본에 자생한다고 기술하면서

‘한국특산속’이라고 병기한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이영노 도감에서는 ‘지리산 이남에 분포한다’라고 명시하여

많은 야생화 동호인들의 탐사결과와 일치 하고있다.

 

이 두 가지 자료와 나의 관찰 경험을 토대로 생각건대

가장 아쉬운 대목은 매미꽃(국명)의 유액이 핏빛에 가깝고

정작 피나물(국명)의 유액은 주황색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내가 직접 탐사하고 짙은 핏빛을 본 ‘매미꽃(국명)’은

이영노 도감대로 ‘피나물’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대체로 국생종은 나카이의 견해를 따르고 있는 듯한데,

앞서 열거한 바와 같이 그 내용이 실제와 맞지 않는 것을 보면,

 매미꽃을 ‘한국특산속’으로 분류한 것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나카이는 금강초롱꽃속을 한국특산속으로 분류하여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종소명에 그를 출세시켜준 ‘하나부사’의 이름을 붙여 보은을 했으며,

울릉도 특산식물의 학명에 독도의 일본 이름, 다케시마를 붙인 사람이다.

출세지향적이고 정치적인 성향을 학명에다가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분이

‘한국특산속’으로 분류한 매미꽃(Coreanomecon hylomeconoides Nakai)은

이제 다시 살펴보아야 할 이름이다. 

 

 

 

2012. 11. 5. 꽃이야기 84.

 

 

 

 

 

피나물

Hylomecon vernalis Maxim.

 

숲속에 자라는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30cm 내외. 줄기를 자르면 짙은 주황색 유액이 나온다.

매미꽃은 꽃줄기가 뿌리에서 따로 나오는 반면에,

피나물은 한 줄기에 잎과 꽃이 같이 달린다.

4∼5월 개화. 풀 전체를 약용, 독성이 있으나 봄에 나물로 먹는다. 

한국(전역), 중국 만주, 우수리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노랑매미꽃, 매미꽃, 봄매미꽃, 선매미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