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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가을에 피는 꽃

용담, 누가 용의 쓸개를 맛보았을까?

 

 용담

Gentiana scabra Bunge

 

산자락에 자라는 용담과의 여러해살이풀. .

줄기는 곧게 서며 60cm 가량 자란다.

10월 경 개화.  뿌리를 약용한다.

한국(전역)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 분포한다.

[이명] 과남풀, 룡담, 초룡담(북한명), 선용담 등.

 


 

 

 

 

가을엔 보라색 꽃을 자주 만나게 된다.

쑥부쟁이, 잔대, 투구꽃, 개미취, 자주쓴풀, 그리고

용담이 가을 산야에 보랏빛 점들을 찍는다.

계절별로 피는 꽃의 색을 연구한 자료에는,

사람들이 느끼는 만큼 봄이나 여름에 비해 

가을에 보라색 꽃이 많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가을에는 산천초목이 누렇게 물들어 가니까

아무래도 보라색 꽃이 눈에 잘 띄어서 그런 느낌이 드는 모양이다.

 

 

용담은 보라색 가을꽃들 중에서 가장 늦게 피는 꽃이다.

원래 ‘용담’이란 한약재로 쓰이는 이 식물의 뿌리이다. 

이 뿌리를 ‘용담(龍膽)’, 즉 ‘용의 쓸개’라고 부르는 까닭은

그 맛이 매우 쓰면서 약효가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염처럼 생긴 이 용담의 뿌리는 위장을 튼튼히 하고,

 

 

 

해열과 진통, 암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다고 하니,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말은 바로 용담을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이 속담은 타인에게 껄끄러운 충고를 할 때 곁들이는 말이지만,

진심어린 고언(苦言)일지라도 역린(逆鱗)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역린은 용의 턱 아래에 단 한 개, 거꾸로 난 비늘이다.

이것을 건드리면 용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한다.

‘제왕의 분노나 치명적인 약점’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역린을 잘못 건드리면 왕이 그 노여움을 참지 못하여

제 아무리 일등공신이라 하더라도 사약을 내릴 수도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하나쯤은 숨기고 싶은 역린이 있다.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역린, 즉 절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할 곳을

건드리면 절친한 친구나 부부관계까지도 파탄이 날 수 있다.

 

 

용담의 ‘담(膽)’은 뿌리의 쓴맛 때문에 생긴 이름으로 보이지만,

‘용(龍)’은 약효에 대한 최상급 수식어는 아닌듯 하다.

용의 쓸개라고 부를 정도로 약효가 뛰어나다면

요즘 세상에 용담이 남아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다.

 

나는 용담의 꽃에서 멋진 용의 모습을 본다.

여러 해 동안 잘 자란 용담의 꽃차례를 보노라면

마음은 어느새 꿈틀거리는 청룡을 타고 하늘로 오르니 말이다.

 

2011. 10. 9. 꽃이야기 2

 

 

 

 

 

과남풀

Gentiana triflora var. japonica (Kusn.) H. Hara

 

깊은 산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50~100cm.

용담은 잎 가장자리가 까칠하고 줄기 전체에 꽃이 달리는데 비해,

큰용담은 잎 가장자리가 매끈하고 꽃이 줄기 끝부분에만 달리며,

다섯 개로 갈라진 꽃잎 사이에 부화관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8~9월 개화. 뿌리를 약용(건위제)한다. 한국(전역)에 분포한다.

[이명] 긴잎용담, 북과남풀, 칼잎용담, 큰용담, 초룡담 등.

 

 

 

 

 

산용담

Gentiana algida Pall.

 

높은 산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25cm.

8~9월 개화. 꽃은 연한 황백색 바탕에 청록색 점이 있다.

한국(북부), 동북아시아, 중앙아시아, 북아메리카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당약용담, 산룡담

 

 

 

 

 

 

 

비로용담

Gentiana jamesii Hemsl.

 

높은 산의 중턱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5~12cm.

7~9월 개화. 꽃은 짙은 청보라색, 드물게 흰색.

꽃 안쪽에 부화관이 발달해 있어서 날씨가 맑을 때만 연다.

한국(강원도 이북), 동북아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비로과남풀, 비로봉용담

 

 

 

 

 

덩굴용담

Tripterospermum japonicum (Siebold & Zucc.) Maxim.

 

산록의 음지에 나는 덩굴용담속의 여러해살이풀.

덩굴성으로 길이 40~80cm. 9~10월 개화.

꽃은 끝부분의 잎겨드랑이에 한 송이씩 달린다.

한국(제주도, 울릉도), 동북아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덩굴룡담, 흰덩굴용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