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탐사일기/탐사일기

2011. 7. 12 (화) 서울 남쪽 한 바퀴

 오랜 장마 때문에 동네 한 바퀴 돌아본지도 일주일이 넘었다.

마침 가까운 곳에서 청닭의난초 소식이 들려오길래

비 맞을 각오를 하고, 아니 빗줄기까지 담아올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1636년이었던가... 벌써 400년이 다 되어가는데...

청나라에게 갖은 수모를 당했던 그곳에 청닭의난초가 피어 있다.

그것도 같은 푸를 청(靑)을 쓰는 녀석이..

 

 

마침 좋은 상태의 꽃 찍으면서도 어쩐지 씁쓸한 생각이 드는 건 청닭의난초 때문이 아니라...

민족의 자존이 참담하게 수모를 당한 그 역사를 까맣게 잊고 사는 지금의 우리 모습 때문이다.

 

 

파리풀은 지금부터 피어서 한 두어 달 필 것이다.

 

 

열심히 식사하는 나비와 눈이 마주쳤다. 무안한 표정일까?

 

 

산에서 내려와 다른 동네 들판으로 갔다.

가는 동안에 비가 또 한 줄기 세차게 내렸다.

산호랑나비가 비에 젖은 날개를 말리느라 좋은 모델이 되어주었다.

 

 

까치수영이다. 한 번 만나고나니 쉽게 눈에 띈다.

 

 

이 꽃은 왜 이렇게나 꼬부라졌을까? .... 거미가 줄을 세게 당겨서 쳤기 때문에.

거꾸로 매달린 벌은 뭐하는 걸까? .... 거미에게 .... 당하고 있는 중.

 

 

짚신나물... 이제 서서히 단일식물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나비를 만나면 도감을 찾지 않고 척척 이름을 불러줄 수 없을까?

도감을 찾아보니 딱 일치하는 무늬는 없고, 줄나비와 가장 가깝게 보인다.

 

 

지금은 타래난초의 계절이다.

 

 

장마철에 잠시 비가 멎으니 나비들이 때를 만난 듯...

 

 

신났다.

 

 

 

 

모처럼 아랫동네 한 바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