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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1. 7. 1 (금) 서울 변두리 한 바퀴

작년에 쓴 글을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고마운 댓글을 발견했다.

'까치수영인가, 까치수염인가'라는 꽃이야기에서,

나는 지금까지 큰까치수영만 보았지 까치수영은 본 일이 없다라고 썼었다.

그랬더니 모르는 어떤 분이 고맙게도

시흥 모처에 까치수영, 타래난초, 산해박의 군락이 있다고 비밀댓글을 달아 놓았던 것이다.

 

 

그 당시에는 내년에 꼭 찾아보리라 맘먹었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까맣게 잊어버렸었는데,

우연히 그 때 쓴 댓글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작심하고 까치수영을 찾아 나선 결과, 까치수영은 겨우 한 개체 찾았는데,

아직 때가 되지 않았는지 타래난초나 산해박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27km 떨어진 곳에 박쥐나무가 있다는 절을 찾아갔더니,

박쥐나무 꽃은 이미 다 사라지고 씨앗을 맺고 있었다.

그 숲에서 난초로 보이는 식물을 발견했는데... 이 늘씬한 잎을 가진 난초(?)는 무엇일까?

 

 

그 숲 입구에서 발견한 가는장구채,

꿩대신.... 참새다..

 

 

 

거기서 10분 정도되는 가까운 묘소에서 까치수영 몇 개체를 또 발견했다.

큰까치수영과 까치수영의 세 가지 중요한 차이.

 

꽃차례 : 큰까치수영은 짐승의 꼬리처럼 멋진 곡선을 이루며 뾰족하고 길게 늘어지나 까치수영의 꽃차례는 상대적으로 짧고 뭉툭하다.

잎 : 큰까치수영은 잎 겨드랑이에 붉은 점이 있으나, 까치수영은 붉은 점이 없다.

줄기 : 큰까치수영의 줄기는 털이 없이 미끈한 편이지만 까치수영의 줄기에는 미세한 솜털이 많다.

 

내가 지금껏 까치수영을 보지 못해서 귀한 풀인 줄알았더니 중부지방에서는 흔한 것이었구나...

 

 

시흥, 의왕 일대 이곳 저곳을 뒤져봐도 별로 신통한 것은 없고,

타래난초도 이제 겨우 몇 개체 띄엄띄엄 눈에 띄었지만,

아직 사진으로 담을 만큼 성숙한 개체가 보이지 않았다.

 

아직 해는 많이 남았고 해서 서울외곽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서울의 정남쪽에서 정북쪽으로 68km를 약 한 시간만에 이동했다.

 

 

지난 화요일 누가 갑자기 저녁이나 같이 하자해서, 제대로 손 봐주지 못했던 패랭이꽃을 다시 찾았다.

어라? 이곳에서도 까치수영이 큰까치수영과 같이 자라고 있었다.

까치수영이 개화가 다소 늦은 편이다.

 

 

그 곳엔 이제 고삼들이 막 피어나기 시작했다.

호랑나비가 고삼을 그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다.

덩치 큰 호박벌(뒤엉벌?)들이 즐겨찾는 것은 많이 보았는데..

 

 

이 예쁜 꽃들은... 아무리 용을 써도 아름다움을 제대로 담아낼 재주가 없다.

 

 

 

그렇게 해가 넘어갔다.

좁쌀풀, 노랑물봉선은 어떻게 찍어 볼 시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