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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1. 4. 28 (목) 태백산 당골 코스 탐사

오늘 일기 예보는 좋았다.

새벽까지 비가내리고 오전 중에 구름이 걷히고,

남쪽에서 확장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맑겠다고...

그 일기예보는 태백산 북쪽 비탈에서는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다.

 

당골 매표소에서 어느 정도 올라가니 눈이 보였는데...

새벽에 내린 얄팍한 눈이 하루 종일 녹지 않은 걸보면

오늘 내가 탐사한 지역의 온도가 0도 내외였다는 이야기다.

하루 종일 햇볕 한 줌 보지 못했다.

추위와의 싸움이었다. 

 

 

 

모데미풀, 꽃잎이 몽땅 얼어서 반투명하다.

개체 수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피려던 꽃도 사흘 동안 찬 비에 모두 얼음 박제가 되어버렸다.

사나흘 전 인디카 정모 때의 모습에서 얼음 박제가 된 것이다.

이럴 때는 오기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모데미풀은 오기로 찍었다 치고... (20일 후에 봐야겠지만.)

그 많은 들바람꽃은 아예 꽃잎도 열지 않고 다 얼음 바람꽃이 되어버렸다.

이곳의 들바람꽃은 남방바람꽃을 닮아서 꽃잎 뒷면의 진분홍빛이 참 예쁜데....

 

 

(금괭이눈)

 

 

(선괭이눈... 이무렵 강원도에서는 검질이다)

 

(갈퀴현호색)

 

나의 4일 동안의 꽃.나.들.이는 불운과 박복의 연속이다.

첫날은 꽃 피는 시기가 맞지 않았다.

둘째날은 하루 종일 비 내려서 꽃들이 참 처량했다.

셋째날도 비와 추위로 고생하고

넷째날은 아예 온 몸이 떨려서 삼각대 없이는 셔터를 누를 엄두가 나질 았았다.

 

내일은 이 긴 불운이 끝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