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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1. 4. 26 (화) 청태산 자연휴양림 탐사

오늘은 둔내 부근의 청태산 자연휴양림에 모데미풀을 보러갔다.

 

매표소 직원이 매주 화요일은 정기휴일이라 입장이 불가하다고 한다.

비는 주룩주룩 내리는데.. 갈 곳도 없고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아들 녀석 같은 직원이 내 난감한 표정을 읽었는지.. 이내,

"모데미풀 찍으러 오셨죠? 저기 2층 건물 뒤로 난 데크길로 따라가시면 돼요.

잠깐만 찍고 나오셔요. 그리고 담 부터는 휴장일을 꼭 확인하시고 오세요"

그 녀석 참 기특하다.

 

  (들어가면서 만난 흰색의 현호색, 주인공부터 찍기가 미안해서....)

 

(처녀치마와 속새)

 

아뿔사.... 잠깐 다녀오라는 바람에, 들여 보내줘서 마음이 들뜬 탓일까.

삼각대, 앵글화인더, 후래쉬를 챙기지 않았다.

(우산을 들고 가야하니 가지고 가기도 어려웠지만 나중에 삼각대 없음을 몹시 후회한다)

전투에 나가는 군인이 중요한 군장을 빼먹고 간 것이다.

 

모데미풀은 참 좋은 환경에 많이 피었다.

그런데 절정을 살짝 지났고, 밤새 비를 맞은 탓에 모델로 쓰기에 영 글렀다.

비는 오는데, 모델은 그렇고, 중요한 보조도구도 없다.

 

갑자기 지나간 직업의식이 발동을 했다. 오기!!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수는 없다.

전투물자의 결핍이 패배의 변명이 될 수 없다.

이 때부터 빗 속에서 네 시간 동안 모데미풀과의 사투를 벌였다.

그 결과는 20 여일 후 .. 집에 가봐야 알겠다.

 

 

(선괭이눈)

  

청태산에는 얼레지가 아직 피지 않았고, 꿩의바람은 피었으나 비 때문에 꽃을 열지 않았다.

가끔 처녀치마가 눈에 띄었고, 속새 군락이 인상깊었다.

계곡 전반에 걸쳐 선괭이눈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박새가 한 뼘 정도 순을 올리고 있었다.

앉은부채는 잎이 넓어져서 앉은 배추가 되어있었다.

 

 

 

너도 추운데 양식구하느라 고생이 많다.

계곡에 아직 잔설이 두터운데...

 

 

 

누가 이런 이쁜 새집들을 만들어 놓았을까?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모두 빈집이다.

주택정책을 잘못하면 이렇게 된다.

 

 

 

 

청태산에서 영월 동강으로 가는 길에 자작나무 숲이 있는 풍경이 아름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