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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1. 4. 27 (수) 동강, 정선, 유일사 탐사.

어제 종일 내리던 비가 오늘도 그치지 않는다.

오늘 태백산 유일사에 한계령풀과 갈퀴현호색을 보러갈 예정이었는데

하루 종일 흐리고 오후 세시부터는 많은 비예보까지 있다.

오늘도 역시 난감한 날이 연속된다.

 

지난번 동강할미 보러 갔을 때 묵었던 민박집에서 하루 밤을 잤는데,

터무니 없는 숙식비를 요구해서 아침부터 기분이 언잖았다.

더구나 아침부터 날은 구질구질, 빗줄기도 오락가락하니...

동강변을 드라이브하면서 흐드러지게 핀 동강돌단풍이나 찍으면서 날씨 추이를 보기로 했다.

 

동강, 그 맑은 물가에 병풍처럼 드리운 깎아지른 절벽마다 돌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런 돌단풍의 왕국은 그 어느 곳에도 없을 것이다.

 

강과 절벽, 수천 길 높이까지 흐드러지게 핀 돌단풍을 어떻게 이 작은 렌즈 속으로 주워담나...

아무튼 오전 내내 씨름할 꺼리라도 있어서  좋았다.

 

오후에 들면서 하늘에 파란 조각이 삐끔 비치더니 햇살 한 줌씩 얼굴을 내민다.

어차피 이제 태백으로 가야하니 동강을 떠나 정선을 거쳐 태백으로 간다.

 

아직 갈지 않은 비탈 밭이 온통 꽃다지의 노랑색으로 덮인 곳을 보고 차를 세웠다.

그리고... 커피 한 잔을 하고서 회심의 셔터를 눌렀는데.. 

마음에 흡족한지는 20일 후 집에 가봐야 알겠다.

 

만항재를 넘는데 그곳의 기온은 5도 였다.

넓은 비탈이 얼레지, 현호색, 꿩의바람 등으로 덮여 있는데 한 보름은 있어야 모두 제대로 필 것 같다.

 

유일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세 시 40분,

이 시각이면 어둡기 전에 한계령풀 군락까지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으나 먹구름 덮힌 하늘이 언제든지 쏟아부을 태세다.

 

한계령풀 있는 곳 까지 부지런히 걸어서 약 40분,

한계령풀이 절반 정도만 피었지만 상태는 아주 싱싱하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건 견딜 수 있지만...천둥번개가 치니 난감하다.

골프칠 때 천둥번개가 치면 무조건 골프를 중지하고 돌아왔는데....

야생화가 뭐길래 카메라를 접고 내려올 수가 없었다.

 

비록 빛은 부족하지만 이곳에 옛날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꿩의바람, 얼레지, 나도바람, 큰괭이밥, 연령초, 홀아비바람, 중의무릇...

뭐 이런 것들이 꽃망울 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데 내일 또 이 높은 곳을 다시 오를 수는 없다.

그래서 찬바람 매섭고, 천둥 번개 치는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이건 전투보다는 백배 쉬운 일이거든.....

 

마침 당골 매표소 입구에 좋은 사우나가 있는데 시설이 좋다.

이런 곳 사용 경험이 거의 없어서.. 뭔가 제대로 챙기지 못해서 불편했다.

낼은 동전 많이 챙기고 (인터넷 사용), 간이 모포도 챙기고 (베게 높이가 맞지 않아서...)

카메라 배터리, 휴대폰 충전기 다 챙겨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