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여행을 떠나려 하니 여러 가지 컨디션이 좋지 않다.
해서 오늘은 동네 한 바퀴 돌면서 워밍 업을 하기로 했다.
동네 가까운 산에도 이런 꽃들이 있어줘서 고맙다.
어디서 이런 풍성한 노량제비꽃 군락을 보았던가..
몇 걸음 가다가 뒤돌아 보니 더욱 장관이다.
이것이 아무도 오지 않는 나의 꽃동산이라니...
피나물도 한창이다. 아직 절반은 피지 않았다.
서울로 이사오고 나서 이번이 이 골짜기를 4번째 찾는데 이쯤해서 정리를 해두어야 할 것 같다.
이미 피었다 진 꽃 : 노루귀, 큰괭이밥, 꿩의바람꽃, 애기괭이눈, 현호색
지금 피는 꽃 : 피나물, 노랑제비꽃, 큰개별꽃, 고깔제비꽃, 족두리풀, 넓은잎천남성, 산괴불주머니
앞으로 필 꽃 : 둥굴레, 우산나물, 멸가치.... 그리고는 싹을 봐서는 모르는 것들.
이 정도면 아쉬운대로 쓸만한 꽃밭같다.
무슨 등에 종류였던 것 같은데..
고깔제비꽃이 한창이었지만.. 사진발 잘 받는 녀석을 만나지 못했다.
이 제비꽃이 무엇일까?
흔한 듯 하면서도 막상 도감을 찾아보면 그리 흔하게 보는 것은 아니고...
도감으로 비교해 봤을 때 제일 비슷한 것이 민둥뫼제비꽃, 태백제비꽃인데...
태백제비꽃이 서울에 왔을리는 만무하고...
만약 민둥뫼제비꽃이라면 817번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우산 나물... 며칠 후 이것이 우산처럼 펼쳐지고
이 숲에 비가 내린다면... 아- 그 모습은 상상만해도 즐겁다.
이 녀석은 꽃이 피면 한 인물 할 것도 같은데...뭔지 모르겠다.
하기야 어릴 적 크게 촉망받던 녀석이 커서 별볼일 없게도 되더라만..
누구일까?
요기에 에머랄드 빛 사랑의 결실을 남긴 녀석이?
산 위로 좀 더 올라가니 또 우산나물의 군락이 나왔다.
아까 것보다 좀 늦다. 이건 아직도 접은 우산인데....
어쩌랴... 이 숲에 오월의 초록 비가 내리더라도 나는 이곳에 오지 못한다.
아마 울릉도나 경상도 어디쯤 헤매고 있을텐데..
이 산 어느 구석에서나 노랑제비가 반겨준다.
이 산괴불주머니는 아직 피지도 않았고 찍을 만한 가치있는 것도 아니지만...
자꾸 되지도 않는 포즈를 취하면서 한 번 찍어달라고 하니...할 수 없이 한 컷.
돈 드는 필름도 아닌데 뭐...
탐사 중에 쉬면서 커피 한 잔을 하는데...
요녀석이 나도 먹고 싶다고 코를 씰룩거리네.
이 털북숭이 제니등에는 어디다 촛점을 맞추어야 할지 원...
양지꽃은 등에 덕에 사진에 등장하는 행운을 얻었다.
넓은잎천남성이 내 앞길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
나름대로 카리스마가 있어보인다.
천남성의 잎 배열은 재미있다. 나는 이렇게 기억한다.
잎자루에 달린 작은 잎이 3장이면 큰천남성, 5장이면 넓은잎천남성,
7~11 장이면 걍 천남성, 12장 이상이면 두루미천남성... 제대로 맞는지 모르겠다.
이 외에도 많은 종류의 천남성이 있다.
큰괭이밥이 벌써 촛대같은 씨방을 맺었다.
이 꽃이 피는 시기는 워낙 짧아서 해마다 사진 담는 일을 놓치기 십상이었다.
이건 아무래도 멸가치의 잎으로 보인다.
어느 지방에서 어린 잎이 말굽처럼 생겼다고 해서 말굽취라고 불렀다고 한다.
나는 이 멸가치라는 이름이 '말굽취, 말굽취'하고 부르다가 변음이 된 걸로 짐작하고 있다.
늦둥이 큰괭이밥
아까 그 제비꽃인데.... 참 정물스럽게 피었다.
이 족두리풀은 바위틈에 옹색하게 피어서
조만간 이미 심한 갈증에 시달린 색깔을 하고 있다.
큰개별꽃보다 별로 크지 않은 미니 천남성(넓은잎)
이 산에는 넓은잎천남성만 보인다.
해 넘어가기 전 진달래가 아름답다.
아참! 4월 21일에 아산 온천에 다녀오면서 부근 계곡을 탐사하다가 만난 풀이다.
뒤에 검색해보니 모데미풀이었다. 이제 강원도에서 피기 시작하는 걸 감안할 때,
이 녀석은 이미 결실을 했으니 최소한 보름 정도 빨리 개화했던 것이다.
내년 4월 5일 경에는 반드시 이 지역을 정밀 탐사해봐야 겠다.
내일부터 20 여일 기약없이 꽃나들이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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