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탐사일기/탐사일기

2011. 4. 19 (화) 운길산 계곡 탐사

 

 

홀아비바람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계곡을 찾아갔다.

강원도에서만 피는 줄 알았더니 서울 가까운 곳에도 이런 꽃들이 핀다니...

 

 

계곡에 무엇이 있는지,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 위해서 사진을 찍지 않고 상당히 높이 올라갔다.

입구에 있는 이 홀아비꽃대와 피나물은 계곡을 나와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이다.

 

야생화 탐사를 몇 년 다녀보았지만 이렇게 종이 다양한 계곡은 처음 본다.

 

만난 꽃들을 대충 열거하자면, 얼레지, 족두리풀, 꿩의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만주바람꽃, 미치광이풀, 앵초, 금괭이눈, 애기괭이눈, 현호색, 애기현호색, 나도개감채, 는쟁이냉이, 큰개별꽃, 피나물, 남산제비꽃, 고깔제비꽃, 이름모를 제비꽃 등등이고

 

내가 보지 못한 꽃은 처녀치마, 단풍제비꽃이다. 다녀와서야 누군가의 제보에 의해 안 것이다.

 

 

계곡이 넓고 깊어서 끝이 보이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올라간 곳에서 미치광이풀 군락을 만났는데

더 이상 올라가 보아도 별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여기서부터 찍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 다루기 어려운 풀, 모처럼 도드라진 바위 위에 있는 녀석을 만나서

미치광이풀 전초담기 숙원사업 하나 해결했다.

 

 

밑에서  자연스럽게 꽃을 쳐다보기도 좋았다.

 

 

기다리면 벌이 온다. 지난 번 화야산에서 보았던 곤충과는 완전히 다른 벌이다.

미치광이풀의 수분곤충은 한 종이 아니라는 잠정결론이다.

 

 

나도개감채... 고독을 즐기는 식물이다.

아주 띄엄 띄엄 한 개체씩 산다.

내가 본 어느 곳이든지 그랬다.

모여 사는 법이 없이 그 넓고 깊은 산중에 이방인처럼 홀로 살기를 즐기는 식물이다.

 

 

이 계곡의 대표 식물이니... 한 장 찍어두고..

괭이눈 종류가 복잡하니 무슨 괭이눈이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괭이눈 백댄서를 거느린 얼레지 공주.

 

 

애기괭이눈

 

 

찍기에 쉬운 위치에 있어서

 

 

산수국이 남긴 흔적.

아직 흔적이 아니다. 이 속에 생명이 있으리니...

 

 

 

진한 색감이었는데... 재주가 없어서 표현이 안된다.

 

 

앵초 군락 속에서 성질 급한 녀석 딱 한 개 피었다.

 

 

위에서..

 

 

이곳에 앵초 피면 이쁘겠다.

그러나 나는 그 무렵 이곳에 올 수 없다.

아마 강원도나 고향의 어느 계곡을 헤매고 있을 것이다.

 

 

또 느닷없이 나타난 나도개감채 하나.

아주 넓고 긴 계곡에서 겨우 서너 개체 띄엄띄엄 만났다.

 

 

귀여운 녀석이라...

 

 

계곡 위에서부터 거꾸로 내려오면서... 거의 입구에 다시 돌아올 무렵.

 

 

홀아비들이 꽃잎을 접기 직전이었고

계곡은 저녁 그늘을 받아들이고 있다.

 

 

고깔제비꽃... 계곡에 그늘이 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