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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1. 3. 25 (금) 축령산의 눈꽃들 (2)

 

 

눈이 빠르게 녹으면서 갑작스레 많은 꽃들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나는 춥고 배고파서 '못찾겠다 꾀꼬리' 선언하고 내려가려는데...

숨었던 녀석들이 나 여기 숨어있었지롱 하고 마구 기어나오는 것이다.

 

 

복수초... 이런건 오늘 꽃을 보기 틀렸다.

올라올 때 아줌마 두 분 절할 때 옆에서 같이 절 올리기를 잘했다.

 

 

어쩌다가 겨우 절반쯤 핀 녀석도 반가왔다.

 

 

 

누군가 눈을 퍼다놓고 눈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는 생각없이 꾸뻑 절을 하고 왔다.

 

 

넌 뭐야?

 

 

내려오는데... 또 발목을 잡은 녀석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눈 속에서 이런 녀석들이 자꾸만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한두 시간 전에는 눈에 아주 살짝 덮혀 있어서

눈에 띄지 않은 명품들이었다.

 

 

앉은부채는 대체로 넓은 잎들을 내고 있었지만

이런 늦깎이도 더러 눈에 띄었다.

 

 

어제 저녁부터 12시간 이나 눈속에 갇혀 있었던 녀석이 이렇게 생생하다니..

 

 

한 번 더 봐주고..

 

 

오늘 눈 복을 참 많이 받은 날이다.

이 봄이 가기 전에 이런 날이 또 올까 싶다.

아마 강원도에서는 4월 말까지 이런 날이 가끔 있을 것이다.

 

 

오늘 다리운동 허리운동 참 많이 했다.

들꽃이야 말로 나의 좋은 운동기구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