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울의 동쪽에 있는 천마산으로 무작정 탐사길을 잡았다.
등산로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삭막한 계곡 풍경에 봄이 아직 멀었음을 직감했다.
두 시간 산행 중에 본 것은 겨우 산괴불주머니 잎 몇 개 뿐...
이 계곡에 그 흔한 점현호색과 큰괭이밥 같은 것들은 싹도 보이지 않았다.
산을 다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중간쯤에서 내려왔다.
뭔가 꽃을 보지 않으면 허망할 듯해서였다.
검단산으로 차를 몰았다.
좀 이르지만 노루귀가 몇 개체 피기 시작했다.
이곳의 노루귀는 90%가 청 노루귀고 10%가 흰색이다.
분홍색 계열의 노루귀는 아예 보이지 않는다.
남쪽 지방 사람들은 청 노루귀를 오매불망하는데....
이곳에서는 분홍색 노루귀가 귀하신 몸인가?
뒷 모습... 꽃받침처럼 보이는 맨 위의 잎이 노루귀를 닮았다.
수 년 동안 노루귀를 보아왔지만 뒷모습이 이처럼 노루를 닮은 녀석은 처음이다.
이 한 녀석으로 오늘 천마산에서 허탕친 아쉬움이 조금 달래질 것 같다.
이 녀석밖에는 마땅히 찍을 만한 것이 없어서...
옆에 있는 활짝 핀 얼큰이 녀석으로 다중노출을 해보았다.
역시 얼큰이라 볼품이 모자란다.
조금 작게 넣어 보았다.
앞에서도 찍어보고...
화이트밸런스를 바꿔서 어떤 색감이 좋을까 궁리도 해보고..
또 화이트밸런스를 바꾸어보고..
이 색감이 좀 로맨틱해서 마음에 든다.
이 계곡에서 가장 많이 핀 모델이다.
화면이 단조로와서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담으려 했는데...
바람이 너무 약했다. 센 바람을 기다리다가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바람이 좀 모질게 불어줬다면 꽤 쓸만한 그림이 되었을 텐데...
겨우 10여 개체 핀 것중에
기중 낫다고 생각되는 것 ...
오늘 찍은 마지막 노루귀,
한 일주일 후면 꽤 많은 노루귀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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