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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1. 2. 20 (일) 거문도 수선화 탐사


                                                        

 

등대 아래서 오매불망! 드디어 거문도 수선화를 만났다.

아직 피지 않은 꽃이 더 많았지만 이 정도로 충분하다.

꽃이 더 피면 수선화 향기에 취해 혼절할지도 모른다.

 

 

金盞玉臺!  옥으로 만든 받침 위에 금으로 만든 잔!

제주의 수선화는 이런 호화로운 칭호를 받지 못한다.

꽃 가운데에 금잔이 없기 때문이다.

 

 

거문도의 수선화는 미소년 나르시서스의 화신인양

과연 그 미모가 눈 부시다.

거문도에 생전 처음 온 날, 야생의 수선화를 처음 만난 날인데

날씨가 궂으면 어쩔뻔 했는가.

무조건 감사하고 볼 일이다.

 

 

꽃 이름이 수선(水仙)이라 그런지

그래도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수선화의 군락이 자연스럽다.

겨우내 메마른 풀들 사이로  푸른 싹을 내민 수선의 주변은 어수선 하다.

 

 

일곱 송이 수선화인가 했더니...활짝 핀 것만도 아홉 송이다.

나는 브러더스 포가 부른 '일곱 송이 수선화'를 참 좋아한다.

가난하지만 순수한 청년의 마음을 노래한 가사도 좋고

감미로운 멜로디도 수선화의 고운 자태와 어울리는 노래다. 

 

 

거문도 절벽 자락마다 낚시꾼들이 많았다.

작은 낚시배들이 돌아다니며 꾼들의 포인트를 옮겨주고 있었다.

 

 

비록 아름다운 작품은 남기지 못하더라도

꽃의 크기는 확실히 재서 가야겠다.

 

 

다시 찾아온 봄의 따사로운 태양아래

수선화 향기가 교향악처럼 울려퍼지고 있던 오후....

저 벌의 날개짓조차 혼곤하다.

 

 

돌아오는 길....저 멀리 백도가 보인다.

언제 다시 거문도, 백도를 찾으랴.

기약없는 이별은 그래서 슬프다.

 

 

돌아오는 배를 타는 시간은 여유가 있어서 등대로부터 항구까지 걸어 내려왔다.

이것저것 사진도 찍고 여유롭게 내려와도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거문도의 동도(東島)와 서도(西島)가 절반씩 보인다.

이 사진을 찍은 거문도 등대는 서도의 남쪽 끝에 있다.

 

 

내려오는 길가에서 문득 눈에 띈 낯선 풀!

처음엔 '무엇인가요풀'이라고 생각했으나

곰곰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산쪽풀'이지 싶다.

 

 

거문도에는 두 개의 해운회사가 비슷한 배를 운항하고 있다.

청해진해운의 오가고호, 모비딕호, 그리고 오션호프해운의 줄리아아쿠아호다.

줄리아아쿠아호(오렌지선)는 도중에 초도와 손죽도를 경유하지 않기 때문에

오가고호보다는 20분 정도 빠르게 육지에 도착한다. 그대신 요금이 1000원 비싸다.

 

거문도 부둣가에서 배출발 시각을 30분 앞두고 늦은 점심을 시켰는데....

주문해놓고 15분 기다리고, 먹는데는 10분 밖에 남지 않았다.

천천히 먹으면 참 맛있는 식사였는데...

 

거문도에서 나오는 배 출발 시각은 15:30분이다.

꽃나들이 2일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