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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1. 2. 23 (수) 세 세복수초를 만나다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나는 수많은 언덕과

일곱 송이 수선화를 찾으러 새벽 같이 숙소를 나섰다.

정처없이 남제주 대정일대를 헤매며 다다른 곳이 모슬포 바닷가다.

저 멀리 노래 가사에 나오는 대저택도 보이고,

산방산, 한라산이며 수많은 언덕도 보인다.

그런데 이 수선화가 ... 다섯 송이인지 일곱 송인지 영 시원찮다.

옅은 바다 안개가 끼어서 찬란한 아침 햇살도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최선이었다.

 

 

첫번째 모델 바로 옆에서 제법 똘망한 수선화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다섯 송이 수선화다.

그나마 저 멀리 한라산의 눈 덮인 봉우리가 자태가 보여서

 이것이 가장 마음에 드는 수선화 사진이 되고 말았다.

 

 

바닷가를 떠나서도 오전 내내 내가 꿈에도 그리던 수선화가 핀 풍경을 찾아다녔지만....

소득이 시원찮다.

왼쪽 멀리 뾰족한 작은 산 아래 세한도의 배경이 되었던 대정향교가 있다.

 

 

다시 다른 바닷가로 나왔다.

산방산에서 바다로 힘차게 내민 언덕, 용머리해안이다.

아직은 황량한 겨울 해변일 뿐이다.

 

 

이 바닷가에 낯선 아저씨가 낙담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물어보니 1653년 8월에 이곳 해변에 표류해 와서

35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기 앉아 있다고한다.

이 아저씨 이름을 물어보니....아하 그 유명한 하멜 아저씨다.

 

 

수선화 찾는 것은 일단 보류하고, 새별오름 맞은 편에... 무슨 오름이라 카더라?

그 오른쪽 골짜기에 세복수초가 제주에서 가장 일찍 핀다는 정보를 가지고

세복수초를 찾으러 갔다. 차에서 내려 1.5km를 걸어갔다.

뜻밖에도 제주도 사람이 아닌 인디카 회원 두분을 만났다. 참 대단한 분들이다.

따뜻한 햇볕에 등에까지 날아와 주었는데...

카메라를 조정할 겨를도 없이 딱 한 장 찍었는데 날아가버렸다.

 

 

조금만 더 앉아 있어 주었더라면...

요렇게 알맞은 노출에, 편안한 구도 속에 모실 수 있었는데 뭐가 그리 바빴는지 원...

그 주변에도 변산바람꽃이며 노루귀가 피기 시작했는데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왜냐면... 비싼 경비들여서 제주에 왔으니까..

 

 

드디어 만났다. 세 송이 세복수초! 일단 말이 되지 않는가 말이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디테일하게 담아둔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그래서 또 내년에 제주를 찾아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이제 두번째 목적인 세복수초까지 알현 했으므로....

그리고 요즘 여건에서 눈속의 세복수초는 전혀 기대할 수 없으므로,

오후 남은 서너시간은 모두 멋진 수선화 풍경을 찾는데 할애하기로 했다.

 

 

 

오후에는 성산일출봉을 목표로 삼아 동쪽으로 차를 몰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주도의 동쪽에는 수선화가 드물다는 것이다.

제주 남동쪽에 있는 표선해수욕장에서 만난 갯국화다.

조경용으로 심은 원예종으로 보인다.

 

 

바닷가를 샅샅이 뒤지다가 노랑토끼풀 군락을 만났다.

오월에 남해바닷가에서 만난 아이들과 느낌이 많이 달랐다.

 

 

 

 

제주 바닷가에 피었으니.. 갯무일까?

제주도 남동해안을 다 돌았으나... 끝내...

마음에 드는 수선화 풍경을 만나지 못하고 날이 저물었다.

 

제주 탐사기 2일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