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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0. 11. 20 (토) 목포 앞바다 섬 탐사

 

이 계절에 꽃을 보려면 서남해안의 섬으로 가야한다.

아직 미역취, 산국, 감국, 당잔대, 용담, 산부추, 물매화, 쑥부쟁이, 자주쓴풀, 땅귀개 같은 들꽃은 남아 있었다.

대부분의 풀들이 갈색으로 퇴색한 계절이라 보라색 꽃들이 눈에 잘 띄었다.

 

 

쌀쌀한 날씨에 안간힘으로 피어있는 산부추가 안스럽다.

아직 곤충들이 있으므로 꽃들도 피어 있는 것이다.

 

 

물매화들은 그런대로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오늘 탐사는 이 섬에 애기물매화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것이다.

일단 접사 후에 화면을 확대해서 헛수술의 가닥을 하나하나 세어본다.

이 꽃은 9~10가닥으로 갈라졌으므로 애기물매화 후보에서 탈락이다.

 

 

십여 개의 꽃을 찍어 확대해 본 결과... 두어 개의 꽃이 8개 이하의 헛수술 가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수백 개체가 넘는 물매화들 중에서 두어 개가 헛수술이 덜 갈라졌다고

과연 '애기물매화'로 부를 수 있을까? 아무래도 아닐 것이라는데 심증이 간다.

 

 

이런 들꽃을 만나면....일단 찍어놓고 저장해 놓는다.

언젠가 하나하나 족보를 따져볼 일이다.

 

 

산형과의 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정교하고 오묘한 배열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벼룩아재비가 딱 한 개체 피어있었다.

큰벼룩아재비는 흔하지만, 벼룩아재비는 오직 이곳에서만 만났었던 꽃이다.

 

 

꽃의 직경이 겨우 1mm를 넘을까 말까 한데...

근접 촬영을 해서 이런 곳에 올려놓으면 꽃의 크기가 짐작이 되지 않는다.

 

 

저 둘은 오늘 생애 마지막, 이별 여행을 하고 있다.

 

 

지금 오뉴월도 아닌데 엉겅퀴가 피었다.

마지막 계절까지 피어나고 싶은 것이다.

 

 

남도에서는 하늘타리보다 노랑하늘타리가 훨씬 많다. 

하늘타리의 열매는 붉은 빛이 강한 편이므로 이 하늘타리는 노랑하늘타리로 보인다.

 

 

연못은 이렇게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끝내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남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