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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0. 8. 29 (일) 옆동네 한 바퀴

 

 

험악한 일기예보를 무릅쓰고 집을 나섰더니 그런대로 비가 주춤하기도 한다.

산에 들에 참취가 한창이다. 잎은 억세어 졌지만 그 향기는 여전하다.

 

 

잠깐 사진 찍는 사이를 못참아 그새 소나기가 쏟아진다.

얼른 차안으로 들어와 한 시간 동안 퍼붓듯 내리는 빗속에서

이리저리 살피고 다니기만 했다.

 

 

작년에 때를  놓쳐 제대로 보지 못한 고슴도치풀을 세 번만에 드디어 찾았다.

그것도 꽃이 아주 잘 핀 모습으로... 오늘 목표는 이렇게 11시 30분에 달성했다.

고슴도치풀을 요리조리  두 시간 동안 300여장은 담았다.

 

 

이제부터는 덤이다. 청띠신선나비일까?

아직 피지 않은 물봉선 군락에서 날개를 말리고 있었다.

 

 

잠시 비가 멎자 구릿대(비슷한 것이 많아서 자신이 없다)에 온갖 나비와 벌들이 몰려든다.

아마 오전 소나기 탓으로 굶은 모양이다. 날개짓들이 허기져 보인다.

 

 

개곽향에 벌 한 마리, 꿀을 빠는 동안 꽃은 넌즈시 등에다 꽃가루를 붙인다.

잎사귀 아래 노린재 한 마리.... "내 꿀 저 녀석이 다 빨아먹네..

벌침 무서워서 뭐라카지도 못하고...ㅠㅠ"

 

 

옆의 꽃으로 옮겨서 꿀을 빠는 아까 그 벌....

이번에는 암술이 나와서 등에 붙은 꽃가루를 받는다.

절묘한 순간이 포착된 것이다.

 

 

골등골나물도 예쁘게 피고...

 

 

애기앉은부채들은 초록색 싹을 내밀기 시작했는데

이제사 포대기에서 얼굴을 내미는 늦깎이도 있었다.

 

 

울 동네 독활은 아직 피지 않았는데 옆동네 독활은 개화의 절정이 지나고 있었다.

이 다음 장면은 나비가 벌에게 X침을 맞고 황급히 도망가는 장면인데.... 카메라가 한 발 늦었다.

 

 

당귀가 피기 시작한다. 짙은 자주색 꽃이 매력적이다.

 

 

논두렁에 핀 쑥부쟁이다.

저 들녁이 누렇게 익어가는 것을 지켜볼 것이다.

 

 

단풍마는 이미 노란색으로 피어 가을 분위기를 돋구기 시작했다.

알싸한 단풍마의 향기는 가을이 주는 자연향 선물이다.

 

 

산박하가 무슨일로 들판까지 내려왔다.

산에서 키 큰 풀들에게 부대낀 탓일까....

 

 

기우는 햇살 속에 가을이 소리없이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