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탐사일기/탐사일기

2010. 8. 19 (목) 퇴근길 뒷동산

 

 

퇴근 시간에 날씨가 좋아서 뒷동산에 올랐다.

요즘 싱아와 등골나물이 한창이고, 골등골나물, 나래가막사리, 짚신나물, 사위질빵, 미국자리공, 어수리

마타리, 뚝갈, 좀꿩의다리 등등 너무 흔하다보니 별로 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꽃들이 대부분이었다.

산길을 한참 가다보니 그나마 좀 구미가 당기는.... 자주꿩의다리를 만났다.

 

 

전초를 담으려고 요모조모 관찰해보니...시상에.... 이 놈은 자그마치 키가 1미터가 넘는다.

너무 키가 크다 보니 덩굴처럼 다른 풀들에 엉키고 기대서 꽃을 피우고 있다.

덤불에 너무 엉켜서 전초를 찍을 방법이 없었다.

지금까지 맑던 하늘에 소나기라도 올듯이 먹구름이 낀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져 산을 내려오는 길에 절굿대를 만났다.

어두울 때 꽃을 만나면 제 색을 살릴 방법이 없다.

그래도 앞으로 며칠 동안 가지고 놀 장난감은 일단 생긴 셈이다.

 

 

사실 이놈은 아무리 봐도 절구 공이를 담지는 않았다.

차라리 도깨비방망이를 닮았으면 닮았지....

어디 한 번 해볼까? "술 나와라 뚝딱!"  ........ 아무런 반응이 없다.

(나는 소박한 사람이라 "금 나와라 뚝딱" 소리는 안한다.)

그렇다면 도깨비방망이도 아닌 것 같고....

 

 

얼래? 술나와라 뚝딱 하니까....  벌과 나방이 나오네? 

그렇지....사람의 언어와 식물의 언어는 다르니까....

내가 이 꽃의 언어를 모르는 것이다.

아무튼 뭐라도 내 놓으니까 사진 찍는데 좋기는 하다.

 

 

이리저리 포즈도 취해주고...

 

 

참 꽃차례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맘씨까지 고운 꽃이다.

내가 좋아하는 쐬주는 내놓지 않았지만 벌, 나방은 내 놓았으니까.....

일곱 개 꽃봉오리 중에 이제 한 개 피었으니

다른 꽃망울이 며칠 동안 꽃을 연이어 터뜨릴 동안 심심하면 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