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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0. 8 월 둘째 주말 여기저기서

 

 

이미 가을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런 꽃들의 잎새에는 가을 바람이 숨어있다.

산비장이일 것이다. 처음 들꽃에 재미를 붙일 때 도감을 보니

이 꽃 비슷한 것이 너무 많아 그놈이 그놈 같더니 이제는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친한 친구의 얼굴에 작은 변화가 생겨도 알아채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멸가치다.  내가 이 꽃을 좋아하는 이유가 딱 한 가지는 있다.

무슨 무슨 멸가치니 하는 아종이나 변종이 없어서 그렇다.

그런데 멸가치란 무슨 뜻일까?  멸치와 닮은 구석도 없는데...

 

 

귀여운 층층잔대가 피었다.

칵테일 집에서 칵테일 잔을 거꾸로 달아놓은 잔대인가?

 

 

요즘은 사위질빵이 없는 곳이 없다.

한 여름에 눈 내린 듯 눈부시다.

 

 

고추나물과 애기고추나물이 나란히 피었다.

어른은 어른대로 애기는 애기대로 이미 작은 고추를 만들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바알갛게 익어갈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벌써 길가에 고추를 빨갛게 말리는 모습이 보인다.

 

 

산제비나비가 산초 꽃에서 뭘 빨고 있는데... 이 꽃도 꿀을 가지고 있을까?

꿀냄새는 안나고 추어탕에 넣는 향신료 산초냄새만 나던데...

 

 

토요일 오후의 주인공은 홍도까치수영이었다.

이런 급경사의 비탈에 붙어 살고 있다.

 

 

앞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다. 절개지에 철망을 쳐 놓아서

저 철망에 발끝을 낑구기도 어렵고... 

한 손으로 철망이나 와이어를 잡고 찍어야 한다.

 

 

홍도까치수영을 찍느라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기진맥진해서 잠시 쉬고 있는 사이에 무슨 줄나비가 내 바지가랑이에 앉아 염분을 보충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어디서 염분을 보충하나?.........

 

 

비 오는날  이곳 저곳 방황하다가 논둑에 핀 싸리꽃이 예뻐서..

 

 

오이풀과 잠자리는 가을의 전령이다.

이 무더위도 머지않아 그 심술을 접을 때가 올 것이다.

 

 

날이 저물어 사위가 푸르다.

여로는 이런 모습으로 씨방을 여물고 있고

배고픈 거미는 저녁거리를 기다린다.

 

 

저 아랫 마을에 사는 윤초시 딸과 이름모를 소년이 우산처럼 생겼다며 꺾어 놀던 마타리다.

마타리는 소나기의 계절과 어울리는 꽃이다.

파란하늘과 흰 뭉개구름을 배경으로 노란 마타리를 찍고 싶은데....

 

 

이 후텁지근한 날들이 지나가면 한 달 동안은 소나기의 계절이 올 것이다.

그 때, 좋은 곳에서 멋진 뭉개구름과 잘 핀 마타리를 만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