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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0. 7. 10 (토) 남원, 남해일대 탐사

 

 

남원부근의 지리산 자락에는 붉은털이슬이 핀다.

이 곳 외에는 자생지가 없는 듯한 희귀종인 것 같다.

마침 적절히 꽃도 피고 씨방도 맺은 좋은 때,

아침이슬이 사라지지 않은 7시 30분 경에 도착했다.

 

 

내려오는 길에 수풀 속에서 우연히 바위취를 발견했다.

꽃 모양이 특별해서 화단에 심어 기르는 것은 많이 보았는데

야생에서는 처음 만났다.

 

 

엉겅퀴에는 팔랑나비들이 사이좋게 식사를 하고 있다.

날개의 무늬로 봐서 꽃팔랑나비로 보이지만...

비슷비슷한 것들이 워낙 많아서 자신이 없다.

 

세상에는 풀꽃 종의 수와 곤충 종의 수가 비슷하고 (우리나라에는 약 4000종)

나무의 종 수와 척추동물 종의 수가 비슷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개략적으로 1000종)

조물주는 이런 것 까지도 신경을 써가면서 세상을 창조했을까?

 

 

'검은테떠들석팔랑나비'다.

무늬가 깔끔하고 독특해서 기억하기 쉽다.

팔랑나비 종류 중에는 '유리창떠들석팔랑나비',

'수풀떠들석팔랑나비' 등 재미있는 이름이 많다.

 

 

부처꽃이 활짝 피었는데 온갖 곤충들이 야단법석이다.

부처님이 계시니 정말 야단법석(野檀法席)이란 말이 꼭 맞다. 

(야단법석이란 들판에 단을 세우고 불법을 펴는 자리라는 뜻이다.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야단법석을 열었을 때 무려 300만 인파가 모였다고 한다.)

 

 

마편초도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곳은 과거에 지자체에서 야생화 공원을 조성한 흔적이 있는데,

관리가 되지 않다보니 야생화들이 야화되어 제멋대로 자라고 있었다.

 

 

범부채와 개망초가 서로 어울려 자라고 있다.

 

 

그곳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습지에는 꽃창포가 한창이다.

보통 들녁에는 거의 시들었는데, 이곳은 해발고도가 높다보니 아직 싱싱하다.

 

 

오늘 탐사의 두번째 목표는 하늘나리였는데,

타이밍이 좀 일렀다.

꽤 큰 군락 가운데서 겨우 서너 송이가 피고 있었다.

 

 

하늘나리가 피는 습지에서 덩굴박주가리를 발견했다.

나는 처음 보는 풀이니, 닭대신 꿩인 셈이다.

내게는 하늘나리를 보는 것보다

처음보는 이 덩굴박주가리가  몇 배나 반가운 친구다.

 

 

좁쌀풀을 덩굴박주가리가 감고 올라간다.

예정에 없던 꽃들을 여러가지 만나다보니

다음 행선지가 두 시간이나 지체되고 있었다.

 

 

내가 알기로는 칠보치마의 자생지는 우리나라에 단 한 곳 밖에 없다고 알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야외수영장 옆에 꽤많은 개체가 있었다고하는데,

제초기로 수영장 주변을 깨끗하게 밀어버려서 부근 숲속을 뒤져서 겨우 서너 개체를 찾아냈다.

 

도대체 이런 희귀한 식물을 이런식으로 함부로 대해도 되는지....그것도 무슨 자연휴양림이란 곳에서....

말은 '자연'을 붙여놓고 지자체에서는 돈벌이에만 열중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