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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0. 6. 23 (수) 퇴근길 동네 한 바퀴

 

 

왕갈고리나방이다.

대체로 어두운 숲 속을 좋아하는 이 나방이 왜 흰색을 띄고 있는지 의문이다.

천적에게 나 여기 있소 하고 목숨 내놓은 일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이니 참 별일이다.

 

 

우산나물이 아주 긴 꽃대를 올리고 꽃망울을 맺었다.

여름 숲속에 피는 꽃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꽃대를 길게 올린다.

 

 

우산나물이 백여 개체 이상 있는 숲속에서 딱 한 송이만 꽃을 피웠다.

지금은 이 넓은 숲속에서 이 꽃 혼자 벌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우산나물 역시 국화과 꽃들의 특징을 가지면서도

나름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하늘말나리도 꽃대를 길게 뽑고 있다.

한 열흘 후면 그 진홍빛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주홍글씨'의 여인 헤스터 프린을 떠올리게 하는 꽃....

 

 

일월비비추들도 꽃대를 1미터 가까이 올리고 있다.

 

 

하지(夏至) 전후의 요즈음은 꽃 가뭄이 심한 계절이다.

생각건대, 장마철이라 꽃을 피워도 공칠 가능성이 많거니와.

장일(長日)식물과 단일(短日)식물이 교대하는 전환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틈새에 개망초가 온 들판을 장악하는 것이다.  틈새전략의 탁월한 표본이다.

 

 

요즈음 부쩍 소리쟁이에 관심이 간다.

내 눈에 띄는 소리쟁이는 그 형태와 색상면에서 천차만별이다.

마치 깊은 바다 속에 변신 잘하는 문어가 있다는데....차라리 문어꽃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

무엇이 꽃인지, 열매인지, 암수딴그루인지, 암수딴꽃인지...

풍매화인지, 충매화인지 .... 정말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느 분이 불갑사에 모감주나무 꽃 피었냐고 물어왔다.

나는 나무에는 까막눈이라고 했다. 나무 까막눈이면 목맹(木盲)인가?

이 사진도 어디서 듣고 본 듯해서 찍기는 찍었는데 통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집에 와서 도감을 뒤적거려서야.....산딸나무라는 것을 알았다.

날로 치매끼가 심해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