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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0. 4. 11 (일) 이웃동네 탐사 (1)

 

 

오늘은 일기예보가 좋지 않다.

그래서 먼 길을 잡지 못하고 집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내장산 일대를 돌아보기로 했다.

열 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짙은 안개가 드리워 도무지 걷힐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호수변의 나무들이 연두색 새순을 내고 있었다.

호수 가운데 나무에 자리잡은 까치집이 평화로와 보인다.

까치들 세계에서 보면 가장 안전하고 좋은 집터가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꽃이 열지 않은 날씨라 쇠뜨기들과 우선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아침 이슬에 온 몸이 젖어도 나는 대지의 이 신선한 습기에 생명의 기운을 느낀다.

 

 

 쇠뜨기의 생식경을 본다.

모스크바 여행 때 그 아름다움에 감탄을 마지 않았던

붉은 광장의 바실리성당 돔들보다도 훨씬 정교하고도 아름답지 않은가...

 

 

그리고 이슬람사원의 첨탑들보다도 훨씬 아름다운 자연의 건축물이다.

이 첨탑은 내년에 또 이러한 첨탑을 세울 생명을 가진 것이다.

 

 

이 식물에 대해서 무지할 때는 이 새순(?)이 어떻게

초록색의 쇠뜨기로 변신하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쇠뜨기는 양치식물의 속새과에 속한다.

4~5월에 이런 생식경(또는 포자체)이 나와서 포자를 만들어 내고

초록색 줄기(영양경)는 5월 이후에 나온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한 시간이나 쇠뜨기와 시간을 보내고 나니 안개가 서서히 엷어지면서

오전 중에는 햇볕을 잠깐 볼 수 있으리라는 조짐이 보였다.

 

 

냉이들과 사이좋게 자라는 쇠뜨기도 하나 담고...

내장산 계곡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내장사 입구 길 가에서 종지나물을 만났다.

가까운 화단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제비꽃과에 속하는데 꽃이 크고 색이 아름답다.

 

 

종지나물은 어떤 제비꽃을 원예종으로 개량한 것으로 보이지만

제비꽃과의 같은 원예종인 팬지보다는 자연스러운 맛이 있어서 좋다.

 

 

내장사 입구에는 눈개불알풀이 지천이다.

꽃에 취미를 붙인지 5년만에 처음보는 꽃이다.

내려올 때 다시 찬찬히 담기로 하고 일단 한 컷은 담아두었다.

 

 

요즘 어디서나 큰개불알풀이 한창이다.

여러 해 수십 차례나 사진으로 담아도...

눈으로 보는 대군락의 아름다움을 절반도 표현해내지 못한다.

 

(11:30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