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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0. 4. 7 (수) 퇴근길 동네 한 바퀴

 

 

이 아이의 이름은 중국패모이다.

얼핏보면 중국 호떡장사 모자 같기도 한데...

패모가 무슨 뜻일까?

 

 

좀 신경을 써서 구도를 잡으니 제법 그림이 된다.

자료를 찾아보니 패모는 한자로 '貝母'라고 쓴다

조개의 어머니라? 이건 또 무슨 소린고?

 

 

정약용 선생의 둘째 아들 정학유가 쓴 생물도감 '詩名多識'을 보면

패모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 있다.

이 꽃이 자개를 만드는 어떤 조개 종류를 닮아서 조개 패자를 쓰는데...

이런 조개를 주렁주렁 달고 있어서 패모라고 부른다고 한다.

같은 책에서, 뿌리가 조개를 닮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무튼 이 식물은 백합과이기 때문에 그 구근에서 조개모양의 껍질이 나올법도 하다.

그런데 꽃의 생김새는 초롱꽃과의 '초롱꽃'을 쏙 빼닮았고

덩굴손은 콩과 식물을 닮았다.

좋은 건 다 흉내내고 있는 재미있는 식물이다.

 

 

과거에는 이 식물을 약용으로 더러 재배했다고 하지만

요즈음은 좋은 약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재배하는 것 같지 않다.

과거에 재배되던 밭에서 탈출한 씨앗이 야생에서 아무렇게나 자라면

이를 야화식물(野化植物)이라고 부른다.

중국패모, 어저귀, 양하 같은 식물들은 과거에는 재배가 되었으나

문명이 발달하면서, 약, 섬유, 식품으로서 효용이 떨어져 야화된 듯하다.

 

 

흰괭이눈이 어두운 계곡을 노랗게 밝히고 있다.

지금이 한창 때인 것 같다.

 

 

이 괭이눈에서 흰색은 털밖에 없는데, 왜 '흰괭이눈'이라고 이름을 고쳤는지 모르겠다.

종전처럼 '흰털괭이눈'으로 부르면 훨씬 이해가 빠를텐데...

 

 

이 꽃 하나 하나의 깔끔한 모습과 질서정연한 수술의 배열을 보면

언제나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괭이눈 종류들은 산골짜기에 물이 졸졸 흐르는 곳에 잘 자란다.

 

 

하나의 암술을 중심으로 여덟 개의 수술이 시계의 문자판처럼 배열되어 있다.

괭이눈은 수술이 네 개인데 우리나라에는 자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는 '괭이눈'이라는 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렇게 고만고만하게 생긴 제비꽃은 이름 불러주기가 어렵다.

오늘 밤 연구 대상이다.

(일단은 왜제비꽃으로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자신있게 이름을 불러주지 못하는 작은 제비꽃....

(이런 제비꽃은 대개 잔털제비꽃이 많은데....)

 

 

산을 내려오는 길에 미련이 남아서 다시 한 번 중국패모를 담아 보았다.

앞의 사진보다 좋을는지....비교해 봐야겠다.

  

 

이 제비꽃은 잎의 뒷면이 자주색으로 코팅이 되어있다.

단순한 변이인지... 이 특징으로 하나의 종이 되는지 모르겠다.

(자주잎제비꽃은 잎 뒷면이 자주색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