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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4 나무에 피는 꽃/북방 높은 산의 나무

쉬땅나무 이름의 유래

쉬땅나무      Sorbaria sorbifolia var. stellipila Maxim.

 

중부 이북의 숲 가장자리나 계곡에서 키 높이 정도로 자라는 장미과의 갈잎떨기나무.

잎은 작은잎 7~11쌍으로 이루어진 깃꼴겹잎으로 가장자리에는 겹톱니가 있다.

7~8월에 가지 끝에서 지름 7mm 정도의 자잘한 꽃이 원뿔모양꽃차례로 핀다.

 

 

 

 

무더운 여름에 강원도의 산길을 운전하다보면 길 가에 쉬땅나무가 자주 보인다.

봄에도 그 자리에 있었겠지만 하얀 꽃차례를 풍성하게 피워서 눈에 띈 것이리라.

쉬땅나무는 동북아에 주로 분포하고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을 따라 내려온 북방계식물이다.

그런 까닭에 낙동정맥의 중허리쯤 되는 경북청송지역부터 드물게 보이기 시작해서

북으로 강원도 쪽으로 갈수록 점점 자주 보이다가 인제 쯤 가면 아주 많이 눈에 띈다.

 

쉬땅나무는 무리지어 자라며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적당한 높이에서 꽃을 피우는데다가

긴 수술이 40~50개나 달리고 빽빽한 꽃차례를 이루므로 조경용으로도 많이 심는다.

그리고 풍부한 꿀을 가지고 있어서 꽃이 필 때는 벌들이 많이 찾는다.

 

쉬땅나무의 속명 Sorbaria는 속명이 Sorbus 마가목을 닮았다는 뜻이다.

새깃모양의 겹잎이 아주 비슷하고 낱낱의 꽃도 많이 닮았다.

 쉬땅나무는 꽃차례가 원뿔모양으로 길쭉하고 마가목은 편평한 차이가 있다.

 

나무 높이가 사람 키 정도여서 숲 속보다는 길가로 나와 자라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얼핏 생각하기에 길가나 하천변의 쉬는 땅에서 잘 자라서 쉬땅나무인가 싶었더니

함경도지방에서 수수깡을 쉬땅이라고 하며 꽃차례가 수수이삭을 닮아서 유래했다고 한다.

어떤 학자는 붉게 익는 열매차례가 수수이삭을 닮았다며 수숫단의 변음이라고도 한다.

꽃차례를 닮았든 열매차례를 닮았든 본질은 수수깡이고 함경도에서의 쉬땅이다.

이런 꽃차례로 꽃이 피는 물푸레나무과의 수수꽃다리도 수수의 이름을 빌려온 걸 보면

옛 사람들의 일상에서 수수가 여러 가지로 쓰임이 많았으리라고 짐작된다.

 

쉬땅나무는 한방에서 생약명으로 진주매(珍珠梅)라고 부른다.

동글동글한 꽃봉오리들이 진주를 닮아서 나온 이름일 것이다.

쉬땅나무의 열매는 혈행을 좋게 하고 부기와 종기를 없애는 효능이 있어서

골절이나 타박상을 치료하는데 쓴다고 한다.

요즘은 좋은 약들이 많이 나와서 쉬땅나무 열매가 약재로 쓰일 일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진주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진주알을 닮은 꽃망울에 매료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