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귤 Vaccinium vitis-idaea L.
강원북부 이북의 높은 산에서 한 뼘 남짓 자라는 진달래과의 늘푸른떨기나무.
잎은 어긋나며 길이 1~2cm의 거꿀달걀모양이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5~7월에 지름 1cm 정도의 꽃 2~8개가 달리고 열매는 지름 8mm 정도다.
인디언들은 수 세기에 걸쳐 자연에서 블루베리를 채취해서 먹었다고 한다.
블루베리가 많이 자라는 미 북동부지역의 인디언들은 별 모양의 블루베리 꽃받침을 보고
'위대한 영혼이 별 모양 베리로 아이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었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들었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블루베리는 진달래과 월귤(Vaccinium)속의 어떤 열매를 지칭하지만
모양이나 맛이 비슷한 월귤속의 모든 열매를 블루베리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지구상에는 월귤속의 식물이 200여 종 정도 알려져 있고
국내에는 정금나무, 들쭉나무, 월귤, 산앵도나무, 모새나무 등이 같은 속으로 열매가 비슷하다.
그렇다면 정금, 들쭉, 월귤, 산앵도는 모두 블루베리의 그 지방 명칭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중에 월귤(越橘)은 열매가 붉게 익으므로 블루베리라고 부르기에는 좀 뭣하지만
맛이 블루베리와 비슷하고 꽃받침이 별모양이어서 그들의 형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월귤을 땃들쭉, 땅들쭉이라고도 하므로 이들의 친척관계가 짐작이 된다.
월귤은 나무지만 풀꽃인 은방울꽃보다 작은 편이고 꽃의 모양은 꽤 닮았다.
국내에서는 홍천과 설악산 일대의 높은 산지에서 드물게 자라므로 보기가 어렵다.
넌출월귤은 덩굴로 기는 월귤이라는 이름으로 열매는 월귤과 비슷하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고 함경도와 백두산 주변의 고원 습지에서 볼 수 있다.
넌출월귤은 꽃이 배풍등꽃과 아주 비슷해서 언젠가 백두산에 처음 간 꽃벗에게
농담 삼아 ‘장백배풍등’이라고 가르쳐줬더니, ‘아 정말 배풍등꽃과 닮았군요’ 하면서
그걸 노트에 적어서 열심히 ‘장백배풍등, 장백배풍등’하면서 외우고 있었다.
동료들이 박장대소하면서 제 이름을 가르쳐 주었지만
그 꽃벗은 ‘장백배풍등’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홍월귤은 월귤과 다른 Arctous속으로 분류되지만 열매를 먹을 수 있고 맛도 비슷하다.
설악산과 백두산 일대의 고산 암석지대에서 드물게 볼 수 있다.
상록성인 월귤과는 달리 잎이 붉게 단풍이 들어서 홍월귤이 되었지 싶다.
넌출월귤은 백두산에 가야 볼 수 있지만 월귤과 홍월귤은 국내에 아직 남아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방의 식물들이 점점 이 땅에서 사라져간다고 하는데
풀꽃보다도 작은 이 귀여운 식물들이 오래오래 우리 곁에 있어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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