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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4 나무에 피는 꽃/북방 높은 산의 나무

블루베리의 막내 동생 월귤

월귤     Vaccinium vitis-idaea L.

 

강원북부 이북의 높은 산에서 한 뼘 남짓 자라는 진달래과의 늘푸른떨기나무.

잎은 어긋나며 길이 1~2cm의 거꿀달걀모양이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5~7월에 지름 1cm 정도의 꽃 2~8개가 달리고 열매는 지름 8mm 정도다.

 

 

 

 

인디언들은 수 세기에 걸쳐 자연에서 블루베리를 채취해서 먹었다고 한다.

블루베리가 많이 자라는 미 북동부지역의 인디언들은 별 모양의 블루베리 꽃받침을 보고

'위대한 영혼이 별 모양 베리로 아이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었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들었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블루베리는 진달래과 월귤(Vaccinium)속의 어떤 열매를 지칭하지만

모양이나 맛이 비슷한 월귤속의 모든 열매를 블루베리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지구상에는 월귤속의 식물이 200여 종 정도 알려져 있고

국내에는 정금나무, 들쭉나무, 월귤, 산앵도나무, 모새나무 등이 같은 속으로 열매가 비슷하다.

그렇다면 정금, 들쭉, 월귤, 산앵도는 모두 블루베리의 그 지방 명칭이라고도 할 수 있다.

 

(월귤)

그 중에 월귤(越橘)은 열매가 붉게 익으므로 블루베리라고 부르기에는 좀 뭣하지만

맛이 블루베리와 비슷하고 꽃받침이 별모양이어서 그들의 형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월귤을 땃들쭉, 땅들쭉이라고도 하므로 이들의 친척관계가 짐작이 된다.

월귤은 나무지만 풀꽃인 은방울꽃보다 작은 편이고 꽃의 모양은 꽤 닮았다.

국내에서는 홍천과 설악산 일대의 높은 산지에서 드물게 자라므로 보기가 어렵다.

 

(넌출월귤)

넌출월귤은 덩굴로 기는 월귤이라는 이름으로 열매는 월귤과 비슷하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고 함경도와 백두산 주변의 고원 습지에서 볼 수 있다.

넌출월귤은 꽃이 배풍등꽃과 아주 비슷해서 언젠가 백두산에 처음 간 꽃벗에게

농담 삼아 장백배풍등이라고 가르쳐줬더니, ‘아 정말 배풍등꽃과 닮았군요하면서

그걸 노트에 적어서 열심히 장백배풍등, 장백배풍등하면서 외우고 있었다.

동료들이 박장대소하면서 제 이름을 가르쳐 주었지만

그 꽃벗은 장백배풍등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홍월귤. 김경종 님 사진)

홍월귤은 월귤과 다른 Arctous속으로 분류되지만 열매를 먹을 수 있고 맛도 비슷하다.

설악산과 백두산 일대의 고산 암석지대에서 드물게 볼 수 있다.

상록성인 월귤과는 달리 잎이 붉게 단풍이 들어서 홍월귤이 되었지 싶다.

 

넌출월귤은 백두산에 가야 볼 수 있지만 월귤과 홍월귤은 국내에 아직 남아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방의 식물들이 점점 이 땅에서 사라져간다고 하는데

풀꽃보다도 작은 이 귀여운 식물들이 오래오래 우리 곁에 있어주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