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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4 나무에 피는 꽃/주변의 큰키나무

가죽나무와 참죽나무

가죽나무   Ailanthus altissima (Mill.) Swingle

 

마을 주변이나 산언저리에서 25m 높이까지 자라는 소태나무과의 갈잎큰키나무다.

암수딴그루로 5~6월에 가지 끝에서 나온 원뿔모양꽃차례에 연노랑색 꽃이 핀다.

 

 

가죽나무와 참죽나무는 모양이 아주 비슷하면서도 집안은 다른 나무다.

가죽나무는 소태나무과에 속하고 참죽나무는 멀구슬나무과로 분류된다.

이들 나무는 전체 모습과 잎 모양이 닮았고 꽃차례와 개화시기도 비슷하다.

 

가죽나무

한걸음 다가서면 가죽은 수피가 잔잔하고 참죽은 거칠게 갈라지는 차이가 보인다.

가죽나무의 꽃은 연한 노란색이고 참죽나무 꽃은 전체적으로 흰색에 녹색이 돈다.

이들 나무에서 가장 많이 닮았으면서도 분명한 차이를 찾아야 할 곳은 바로 잎이다.

가죽나무의 잎 하단에 쥐젖꼭지 같은 선점에서 특유의 거북한 냄새를 내기 때문이다.

 

(가죽나무(왼쪽)와 참죽나무(오른쪽)의 꽃)

모양은 비슷하나 집안이 다른 식물은 많지만 이 두 식물은 이름까지 묘하게 얽혀있다.

참죽나무는 봄에 새순으로 나물을 무치거나 튀겨먹기도 하고 장아찌를 담그는데,

영호남 일대에서는 이를 가죽나물, 가죽장아찌라고 하면서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이 지역에서는 가죽나무를 참죽나무와 차별해서 개가죽나무라고 부른다.

 

참죽나무의 한자이름이 진승목(眞僧木)이므로 원래는 참중이었다가 참죽으로 변했다.

과거에 절에서 이 나무를 심어 나물과 튀김을 해먹었던 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잎을 먹지 못하는 가죽나무는 가짜 중, 가중이었다가 가죽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가죽나무의 잎이 두터우면서도 부드러워서 가죽을 만지는 느낌이 든다.

가죽나무라는 이름은 가짜 중 나무라는 뜻도 되고 가죽 같은 잎의 나무라는 중의가 있다.

 

(가죽나무 잎 뒷면 하단의 선점)

가죽나무는 동네 주변이나 산 가장자리에서 흔히 자라지만 별로 쓸모가 없고

참죽나무는 향기가 좋은 나물을 얻으려고 예로부터 심어 기르는 나무가 많았다.

가죽나무는 성장이 빨라서 재질이 약하고 참죽은 야무지게 자라서 좋은 목재가 된다.

 

가죽나무와 참죽나무는 멀리서는 비슷하고 다가서면 크게 다르다.

가죽나무에서는 어쩐지 구리고 거북한 냄새가 나고 참죽나무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제 욕심만 챙기며 사는 졸부와 아낌없이 베푸는 존경 받는 부자와의 차이와 비슷하다.

 

2020. 6. 29.

 

 

 

 

 

참죽나무 Cedrela sinensis Juss.

 

민가 주변에 심어 기르는 멀구슬나무과의 갈잎큰키나무로 20m 정도로 자란다.

암수한그루로 6월에 밥알 모양의 흰색 꽃이 원뿔모양꽃차례로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