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꽃나무 꽃 피는 그곳은

 

 

팥꽃나무            팥꽃나무과

Daphne genkwa Siebold & Zucc.

 

전남의 서남해안과 섬, 전북 일부 지역의 산지와 풀밭에 자생한다.

높이 1m미만으로 자라며,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암갈색을 띤다.

4~5월에 묵은가지 끝에서 지름 1cm정도의 꽃 3~7개가 모여 핀다.

    

 

 

 

팥꽃나무는 백서향과 함께 아름다운 숲의 요정 다프네의 이름을 속명으로 쓴다.

 백서향은 꽃이 담백한 대신 향기가 달콤하고, 팥꽃나무는 향기가 없으나 꽃이 화사하다.

백서향 외에도 팥꽃나무과에는 거문도닥나무, 삼지닥나무, 피뿌리풀처럼

예쁜 꽃들이 피는 식물들이 많아서 미인들이 많은 가문이라고 할만하다. 

 

팥꽃나무의 꽃은 팥꽃과는 모양과 색깔이 전혀 다르지만

꽃 색이 팥색이라고도 하는 탁한 분홍색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팥과 닮은 곳을 더 찾아보자면 줄기가 팥색이고 열매가 팥 알갱이만하다.

팥꽃나무는 같은 속의 백서향처럼 열매를 맺는 일은 아주 드물다고 한다.

팥꽃나무는 한반도의 서남단인 해남, 진도, 완도 일대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이 지방에는 팥꽃나무 외에도 그 지역 토박이 같은 식물들이 있다.

 팥꽃나무와 동네 이웃처럼 사는 자란, 쥐꼬리풀, 끈끈이귀개 들이다.

이들은 모두 야생식물 중에서 귀하신 몸에 속하고 하나같이 아름답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팥꽃나무와 이웃처럼 사는 이 식물들 역시

국내의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이 지역은 풍토가 특별한 곳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 지방 풍토의 무엇이 다르다고 구체적으로 짚어서 말할 수는 없으나,

몇 년 동안 자주 다녀본 경험으로 남도 중에서도 남도다운 느낌을 받았다. 

그곳은 정도 많고 한도 많은 곳이며 예술이 꽃 피고 음식은 맛깔 나는 곳이다.

팥꽃나무 꽃이 필 때는 자란이나 끈끈이귀개, 쥐꼬리풀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핀다.

그 무렵에는 아름다운 고장으로 아름다운 꽃들을 보러가는 유혹을 견디기 어렵다.

 

2019.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