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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5 남녘 나무에 피는 꽃/사철푸른 떨기나무

여인의 정조를 지킨다는 광나무



 















 

광나무           물푸레나무과

Ligustrum japonicum Thunb.

 

전남, 경남 및 제주도의 바다가 가까운 산지에 분포하고 5m정도 자란다.

6~7월에 새가지 끝에 지름 5mm정도의 꽃이 원뿔모양꽃차례로 달린다.

열매는 길이 8mm정도의 길쭉한 구형으로 겨울에 검푸른색으로 익는다.

    

 

 

 

광나무는 우리나라의 남부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늘푸른잎의 나무다.

대체로 겨울에도 푸른 잎들은 두텁고 표면이 왁스질로 코팅이 되어있는데

이 나무의 잎은 유난히 광이 나서 광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광나무에는 여정목女貞木이라는 별명이 있고, 그 열매는 여정실女貞實이라고 한다.

겨울에도 푸른 잎을 달고 있는 이 나무를 정절을 지키는 여인에 비유한 이름이라고 한다.


  

광나무에 관한 자료들을 찾다보니 이 여정실에 관한 전설이 있어서 간략하게 옮겨본다.

 

옛날에 젊은 부부가 금실 좋게 살았는데 전쟁이 나서 남편이 싸움터로 끌려갔다.

얼마 후 같이 전쟁에 나갔던 동네 청년이 돌아와 남편이 죽었다며 같이 살자고 추근댔다.

그러나 여인은 정절을 지키며 식음을 전폐하고 남편을 그리워하다가 죽었다.

전쟁이 끝나고 죽었다던 남편이 돌아와 보니 부인의 무덤가에 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남편 역시 무덤가에서 비탄에 빠진 나날을 보내다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졌다.

이 때 무덤 옆에 있던 나무에서 죽은 부인의 눈물처럼 쥐똥 같은 열매가 떨어졌다.

남편은 이 열매를 부인이 주는 보약으로 생각하고 정성껏 달여 먹었더니

기력이 회복되고 눈과 귀가 밝아져서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사람들은 이 나무를 여정목이라 하고 열매를 여정실로 불렀다고 한다.

    

(광나무의 열매, 여정실) 

옛 문헌으로부터 오늘날의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여정실에 대한 찬사가 넘쳐난다.

그 효능은 간과 신장을 보호하고 허리와 무릎을 강하게 하며, 눈과 귀를 밝게 하고,

 머리가 어지럽고 머리털이 일찍 희는 것, 노인의 습관성 변비에 좋다고 한다.



 세상에 그 어떤 풀이나 나무도 저마다 약이 되지 않는 것이 없으나

이 여정실에는 나이 먹어가는 사람이 귀가 솔깃해지는 몇 가지 약효가 있다.

마침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도 이 여정실의 까만 열매가 풍성하게 달려있다.

저 열매에 대한 수많은 찬사가 정말인지 한 번 복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2018.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