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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5 남녘 나무에 피는 꽃/사철푸른 떨기나무

화이부동의 군자 줄사철나무



 

















 

줄사철나무

Euonymus fortunei var. radicans (Siebold & Miq.) Rehder

 

노박덩굴과의 늘푸른덩굴나무로 울릉도와 서남해 지역의 저지대에 분포한다.

10미터까지 줄기를 뻗으며 줄기에서 기근을 내어 다른 물체를 타고 자란다.

6~7월에 황록색의 꽃차례가 달리고 겨울에 열매가 연한 홍색으로 익는다.

    



 

 

사철나무는 사계절 늘 푸른 잎을 달고 있는 나무다.

그 많은 늘푸른나무 중에서 굳이 이 나무가 사철나무인 것은 그만한 까닭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상록수는 대부분 소나무나 잣나무 같은 바늘잎나무이고

겨울이 따뜻한 남해안 지역 밖에서는 넓은잎의 상록수가 드물기 때문에,

혹독한 겨울에도 잎이 푸른 이 나무가 가상해서 붙은 이름인 듯하다


(줄사철나무) 


사철나무는 중부지방에서도 자라지만 남쪽 해안으로 갈수록 흔하다.

남부지방에서는 사철나무와 비슷한 줄사철나무가 있는데,

사철나무보다 꽃과 잎, 열매가 모두 작아서 좀사철나무라고도 한다.

반듯하게 자라는 사철나무에 비해 운치있게 덩굴을 뻗으며 자란다.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되 칡처럼 감지 않고 기근氣根을 내어 줄기를 지탱하며,

바위를 타고 오르면 바위모양대로 자라고 돌담위에서는 돌담을 멋지게 장식한다.

이중섭이 6.25때 피난 와서 일 년 동안 머물렀던 서귀포 거주지의 돌담에도

누군가 이 나무를 심어놓아 그가 머물렀던 곳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이중섭 거주지 돌담에 자라는 줄사철나무)



줄사철나무에게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표현이 썩 어울린다.

타인과 조화롭게 어울리되 같아지지는 않음이니 자신의 본성을 지키는 것이다.

그것은 옛 사람들의 이상형이었던 군자의 모습이었다.

어느 자리에도 잘 어울리는 사람. 그로 인해 그 자리를 더 멋지게 만드는 사람,

그러면서도 흐트러짐이 없이 자신의 신념과 품격을 지키는 사람에 비유할만하다.


그런데 요즘 세태는 한 배를 탄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이전투구하는 

이 화이부동을 뒤집어 놓은 동이불화同而不和의 모습과도 같다.

국민의 삶은 팽개치고 권력싸움에만 이골이난 정치꾼들은 본성이 그렇다치고,

진선미를 추구하는 학자, 성직자, 예술가들까지도 불화시대를 사는 듯하다.

작은 줄사철나무에서 화이부동의 지혜와 품격을 배워야 할 일이다.

 

2018. 12. 4.

 

    




  

 

사철나무

Euonymus japonicus Thunb.

 

노박덩굴과의 늘푸른떨기나무로 중.남부지역의 해안지대와 낮은 산지에 분포한다.

5m 높이까지 자라며 가지를 많이 치고, 잎은 가죽질로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6~7월에 잎겨드랑이에 지름 7mm 정도의 황록색 꽃들이 7~15개씩 모여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