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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5 남녘 나무에 피는 꽃/사철푸른 떨기나무

바람이 빚어낸 우묵사스레피



















 

우묵사스레피

Eurya emarginata (Thunb.) Makino

  

차나무과의 늘푸른떨기나무로 남해안 지역의 바닷가에 분포한다.

보통 2~5m 정도 자라나 바람에 많은 곳에서는 땅에 붙다시피 자란다.

암수딴그루로 11~12월에 잎겨드랑이에서 꽃이 1~4개씩 모여 난다.




 

우묵사스레피는 바닷가에 사는 키 작은 나무다.

 바다와 직면한 언덕에 자라는 나무에는 바람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낮에는 바다에서 육지로 바람이 불고 밤에는 그 반대로 분다고 학교에서 배웠는데,

바닷가의 우묵사스레피는 모두 육지 쪽으로 비스듬하게 눕고 그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육지 바람보다 훨씬 세다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다.


(바람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우묵사스레피)


우묵사스레피는 사스레피나무에 비해 잎 가운데가 우묵하게 들어갔다는 이름이다.

사스레피나무는 대체로 바다에서 떨어진 숲에 살기 때문에 잎이 얇은 편이고,

우묵사스레피는 바닷바람을 견디며 수분을 보전하기 위해서 잎이 두텁고 광택이 있다.

사스레피나무가 봄에 꽃이 피는 반면에 우묵사스레피는 늦가을에 꽃이 핀다.


두 나무는 꽃 모양이 서로 닮았고 별로 좋지 않은 냄새까지 비슷하다.

 된장 썩은 냄새 같기도 하고 어떤 동물의 분뇨냄새 같기도 하다.

우묵사스레피 꽃이 피는 계절에 바닷가를 걷는 여행객들은

어디서 오는 고약한 냄새인지 두리번거리다가 동반자가 방귀라도 뀌었는지 의심한다.

어떤 관광지에서는 악취가 심하다는 민원이 올라올 정도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암수한그루인 우묵사스레피. 열매, 수꽃이 보이고 뒤에 작은 암꽃들이 보인다.)


이 두 가지 나무는 암수딴그루이면서도 드물게 암수한그루의 개체가 발견된다.

주로 큰 무리를 이루는 이 나무들 중에서 보물찾기하듯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이런 나무는 꽃이 필 때 한 해 전에 맺힌 열매와 수꽃과 암꽃을 한꺼번에 달고 있다.

노르스름한 색이 도는 수꽃은 다닥다닥 붙고 암꽃은 흰색에 가깝고 성기게 달린다.


바람이 빚어낸 듯한 우묵사스레피의 형상에서는 바람이 없어도 거센 바람이 느껴진다.

 바람이 부는 방향대로 형상이 굳어버린 이 나무는 가지가 유연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나무가 스스로 제 융통성 없는 성질을 알고 바람에 맞서지 않도록 지혜를 낸 것이다.

 

2018. 10. 11.

    





 


 

사스레피나무

Eurya japonica Thunb.

 

차나무과의 늘푸른떨기나무로 보통 3m 정도 자라며 10m까지 크는 개체도 있다.

우묵사스레피에 비해 잎이 얇고 편평하며 끝이 뾰족하다.

암수딴그루로 2~4월에 잎겨드랑이에 작은 종모양의 꽃이 모여 달린다.

전남북, 경남, 제주 등의 해안과 섬지방의 낮은 산지에 분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