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에 힌구름 동실 뜨는 계절이 왔다.
오월의 하늘에서 다시 이 하늘이 오기까지 100일이 걸렸다.
이 작은 꽃들, 좀어리연꽃도 기다리던 계절이었으리라...
작은 꽃들은 오래도록 꽃을 피워올린다.
등에풀도 이미 한 달이 넘도록 부지런히 피우고 있다.
한 때 해변취로 불리던 아이다.
근래에 '큰각시취'로 통합이 되었다고 하는데....
해변취 이전에 큰각시취를 보았다는 사람도 기록도 없다.
사람들은 실체를 확인하지 못한 '큰각시취'로 부르기 보다는 '해변취'에 더 공감하는 듯하다.
잎은 종종 새깃모양으로 갈라지며, 줄기에 지느러미가 발달하는 분명한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도 제주도의 해안지대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이어서 나 역시 '해변취'로 불러주고 싶다.
한라산이 멀리 보이는 어느 목장은 짚신나물이 점령했다.
온전하게 남아있는 걸 보면...말들에게 좋은 풀은 아닌 듯하다.
몇 번을 찾은 끝에...남오미자의 암꽃을 만났다.
그 옆에 여우콩도 콩깍지를 노랗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남오미자가 낮은 지대에 자라는 데 비해 흑오미자는 해발 500미터 이상 산지의 숲에 자란다.
한라산 자락을 열심히 뒤져서 두어 개체 만났으나 열매는 보지 못했다. 숫놈만 찾았나보다.
부처님은 돈이 필요 없는 분 같은데...사람들은 갖다 바치기를 좋아한다.
이순신 장군님... 부처님 턱 밑에서 욕보십니다. ㅜㅜ
한라산이 멋스럽게 보이는 날....
일출봉 바닷가에도 무릇이 한창이다.
개박하. 비록 개는 붙었지만, 향기는 박하 못지않게 강렬하다.
가새쑥부쟁이라고 들었다.
잎이 이렇게 생겼다고...
깨끗하게 핀 전주물꼬리풀 군락
그들의 가을날을 즐기고 있다.
어느 숲에는 이제사 버어먼초가 절정이다. 예년보다 한 달이나 늦은 출현이다.
며칠 가보지 않은 사이에 잔디갈고리들이 화르르 꽃을 피워버렸다.
들여다 볼수록 어여쁘고...
꼬투리 끝에는 저마다 작은 갈고리를 달고 있다.
잔디밭에 자라며, 열매 꼬투리에 갈고리를 달았다는 뜻의 이름이다.
'탐사일기 > 탐사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 9. 18. 한라산의 꽃들 (0) | 2017.09.18 |
---|---|
9월 중순 제주에 피는 꽃 (2) (0) | 2017.09.16 |
8월 하순 제주 습지에 피는 꽃들 (0) | 2017.08.24 |
8월 중순 제주의 꽃들 (1) (0) | 2017.08.12 |
음력 유월 보름 무렵의 달맞이꽃 (0) | 2017.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