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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9월 중순 제주에 피는 꽃 (1)



파란 하늘에 힌구름 동실 뜨는 계절이 왔다.

오월의 하늘에서 다시 이 하늘이 오기까지 100일이 걸렸다. 





이 작은 꽃들, 좀어리연꽃도 기다리던 계절이었으리라...





작은 꽃들은 오래도록 꽃을 피워올린다.

등에풀도 이미 한 달이 넘도록 부지런히 피우고 있다.





한 때 해변취로 불리던 아이다.

근래에 '큰각시취'로 통합이 되었다고 하는데....

해변취 이전에 큰각시취를 보았다는 사람도 기록도 없다.





사람들은 실체를 확인하지 못한 '큰각시취'로 부르기 보다는 '해변취'에 더 공감하는 듯하다.

잎은 종종 새깃모양으로 갈라지며, 줄기에 지느러미가 발달하는 분명한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도 제주도의 해안지대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이어서 나 역시 '해변취'로 불러주고 싶다.





한라산이 멀리 보이는 어느 목장은 짚신나물이 점령했다.

온전하게 남아있는 걸 보면...말들에게 좋은 풀은 아닌 듯하다.





몇 번을 찾은 끝에...남오미자의 암꽃을 만났다.





                     

                          그 옆에 여우콩도 콩깍지를 노랗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남오미자가 낮은 지대에 자라는 데 비해 흑오미자는 해발 500미터 이상 산지의 숲에 자란다.

한라산 자락을 열심히 뒤져서 두어 개체 만났으나 열매는 보지 못했다. 숫놈만 찾았나보다.






부처님은 돈이 필요 없는 분 같은데...사람들은 갖다 바치기를 좋아한다.

이순신 장군님... 부처님 턱 밑에서 욕보십니다. ㅜㅜ






한라산이 멋스럽게 보이는 날....





일출봉 바닷가에도 무릇이 한창이다.





개박하. 비록 개는 붙었지만, 향기는 박하 못지않게 강렬하다.





가새쑥부쟁이라고 들었다.





잎이 이렇게 생겼다고...





깨끗하게 핀 전주물꼬리풀 군락





그들의 가을날을 즐기고 있다.





어느 숲에는 이제사 버어먼초가 절정이다. 예년보다 한 달이나 늦은 출현이다.





며칠 가보지 않은 사이에 잔디갈고리들이 화르르 꽃을 피워버렸다.





들여다 볼수록 어여쁘고...





꼬투리 끝에는 저마다 작은 갈고리를 달고 있다.

잔디밭에 자라며, 열매 꼬투리에 갈고리를 달았다는 뜻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