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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깊은 숲 산중에서

베짜던 소리의 추억 바디나물



 

바디나물

Angelica decursiva (Miq.) Franch. & Sav.

 

양지나 반그늘의 물기 많은 곳에서 자라는 산형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80~150cm. 줄기는 곧추서고 세로줄이 있으며 상부에서 가지를 친다.

8~10월 개화. 짙은 자주색 또는 흰 꽃이 줄기 위와 잎 사이에서 핀다.

 

(박승천 님 사진)







  

산형과의 식물은 대체로 꽃자루가 우산의 받침살 모양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70종이 넘는 산형과의 식물들이 알려져 있다.

이 많은 종류의 산형과 식물 중에서 특징이 뚜렷한

여남은 가지를 빼놓고는 50여 종의 식물 모양이 거기서 거기다.

나는 산형과의 식물 이름을 척척 부르는 분들을 존경한다.

여간한 열정과 집념이 없이는 그런 경지에 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산형과 식물 중에서 바디나물은 그나마 알아보기 쉬운 편이다.

흰 꽃이 피는 개체도 있기는 하지만 대개 짙은 자주색의 꽃이 피고,

깃 모양의 잎이 널찍하게 서너 쌍이 나오며 잎줄기에 날개가 있다.

바디나물과 비슷한 식물로 짙은 자주색 꽃이 피는 참당귀는

작은 꽃차례가 몽글몽글 흩어진 바디나물과 달리 한 덩어리로 뭉쳐있다.

 

바디나물은 옛날부터 불러온 이름일 것으로 추측되지만

지금은 그 바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상상하기가 어렵다.

바디는 옛날에 베를 짜던 베틀에 날실을 걸던 도구였고,

판소리 한 마당을 뜻하기도 하고, 바지의 옛말이기도 한데,

그 중에서 베틀의 바디가 바디나물과 관련이 있지 않나 싶다.

 

(이동희 님 사진)

바디는 씨실꾸리가 담긴 북과 함께 베틀의 핵심 부품이었다.

바디를 통과한 날실 사이로 북에서 나온 씨실이 지날 때마다

바디를 앞으로 당기듯 살짝 쳐주면서 베를 짰고,

이 때 끈이 달린 베틀신을 신은 한쪽 발을 앞뒤로 보내서

바디를 통과하는 날실을 아래 위 교대로 벌려주었다.

 

수백 가닥의 날실을 통과시키는 바디는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서

그 살의 굵기와 간격이 0.5mm 정도인 정교한 물건이었다.

바디나물과 같은 산형과의 식물은 대개 수십 개의 긴 꽃자루가

우산의 받침살처럼 나오고 그 꽃자루마다 소산경이라고 하는

수많은 작은 꽃자루가 나와서 그 정교함이 마치 바디의 살과 같다.

바디의 살은 평행하게 만들어지고 바디나물 같은 산형과 식물의

꽃자루들은 우산살처럼 한곳으로 집중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바디나물의 바디가 베틀의 바디에서 나온 건지는 알 수 없으나

그 바디가 아니고는 나의 상상과 추억이 닿을 곳은 없다.

어머니의 베 짜는 소리는 젖먹이 아이에게 자장가와 같았다.

그러다 아이가 배가 고파 울면 어머니는 바디와 북을 놓고

고단한 베틀에서 내려와 젖을 먹였으리라.

 

2017. 1. 10

 

 

 

 




 

 

참당귀

 Angelica gigas Nakai

 

산꼴짜기나 냇가 주변에서 자란다. 높이 1~2m.

어린 줄기는 녹색이나 점차 자주색으로 변한다.

잎은 잎자루가 길며 홀수 1~3회 깃모양겹잎이다. 8~9월 개화.

꽃색이 같은 바디나물은 작은꽃차례 단위로 꽃이 모여 있고

참당귀는 전체가 뭉쳐있어 구별된다.

 

  

(심상걸 님 사진)  







 





처녀바디

Angelica cartilagino-marginata (Makino) Nakai

 

산이나 들에 자란다. 높이 50~80cm.

바디나물에 비해 결각이 좁고 톱니 가장자리가 딱딱하다.

8~9월 개화. 흰 꽃이 핀다.


(이동희 님 사진)

 

 






 



참반디

 Sanicula chinensis Bunge

 

산지의 숲속에 자란다. 높이 30~100cm.

줄기가 곧게 서며 위쪽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6~7월 개화. 겹우산모양꽃차례에 흰색의 작은 꽃들이 달린다.

[이명] 참바디, 참바디나물

  





  




붉은참반디

Sanicula rubriflora F.Schmidt ex Maxim.

 

높은 산지의 숲 속에 자란다. 높이 20~50cm.

줄기잎은 잎자루가 없고 2장이 줄기 윗부분에 마주난다.

4~6월 개화. 꽃자루가 1~5개 나와 끝에 꽃이 모여 달린다.

[이명] 붉은참바디

    




 




애기참반디

Sanicula tuberculata Maxim.

 

낮은 산지의 숲 속에 자란다. 높이 10~20cm.

줄기잎은 2장이 마주나고 잎자루가 없다. 4~6월 개화.

줄기 끝에 2~3개의 산형꽃차례에 노란 꽃이 모여 달린다.

[이명]애기참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