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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깊은 숲 산중에서

40종의 분취, 40명의 소대원


 


분취

Saussurea seoulensis Nakai

 

산지에서 자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80cm.

잎은 로제트모양으로 퍼지고 잎 양면에 거미줄 같은 흰 털이 있다.

잎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고, 잎자루는 길이 4~9cm이다.

8~10월 개화. 지름 2cm 정도의 꽃이 피며, 포조각은 6줄이다.

[이명] 서울분취


(박명숙 님 사진)

 

 


  

산행을 하다보면 분취 종류의 식물을 드문드문 만나게 된다.

이 식물은 잎 뒤나 줄기에 빽빽하게 난 거미줄 같은 흰털이

분을 바른 듯 보여서 유래한 이름이다. (한국 식물명의 유래, 이우철)

분취 종류는 흔히 혀꽃이 있는 국화과의 꽃들과는 달리 대롱꽃으로만

꽃차례를 이루는 특징이 있어서 일단은 쉽게 알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분취속의 식물이 40가지나 되다보니

분취 종류인 것은 알아도 부슨 분취라고 이름 부르기는 쉽지 않다.

어느 날 작심을 하고 도감을 펼쳐놓고 분취속의 식물들을 살펴보고는

평생을 바치지 않고는 분취들을 제대로 알기 어렵겠다 싶었다.

 

한 속에 40여 종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비슷비슷한 것이 많다는 얘기고,

학자마다, 자료마다 견해와 서술이 조금씩 다르니 방대하고 권위 있는

자료를 수집하고, 기준 표본을 접하기 전에는 기댈 근거조차 없다.

그리고 이 식물들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이,

모르기는 해도 분취속의 절반 이상은 희귀종에 속하는 듯 보였다.

 

(화악산의 솜분취)

십 년이 훌쩍 넘도록 산으로 들로 꽃을 보러 다니면서 2천여 가지의

꽃 이름을 익혔지만 오직 이 분취속의 식물들은 남는 이름이 별로 없다.

분취속 중에서는 각시취가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식물이었다.

꽃차례가 동글동글하고 풍성하며 산에서 흔히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백두산에서 많이 보았던 두메분취였다.

고산초원 어디서나 무리지어 자라며 한 뼘이 되지 않는 특징이 있었다.

그리고 잎이 빗살처럼 갈라진 빗살서덜취도 그런대로 알아볼 수 있고

줄기에 날개가 달린 당분취도 그 특징 때문에 구별이 쉬운 편이다.

나머지 서른 대여섯 종은 총포의 포편이 어찌 배열되고 모양이 어떠한지

집요한 열정으로 꼼꼼히 살피지 않고는 제대로 이름 불러주기가 어렵다.

 

분취속 40종은 내가 군 생활을 할 때의 소대원의 숫자와 같다.

헤어진 지 40년이 된 지금도 그들의 이름과 얼굴이 거의 떠오르는데

지난 10여 년 동안 만났던 분취들은 이름과 모양을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옛날의 소대원들만큼 분취들에게 관심과 애정이 없었던 까닭이리라.

모처럼 작심하고 분취를 어떻게 해서든지 익혀보려고 달려들었던 날에

그 옛날 생사고락을 같이하던 전우들에게 안부를 전하며 하루를 보냈다.

 

 

2017. 1. 1.




 

 


 

 



각시취

Saussurea pulchella (Fisch.) Fisch.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풀밭에서 자란다. 높이 50~150cm.

줄기에 날개가 있기도 하며, 잎 뒷면에는 선점이 있다.

7~10월 개화. 지름 1.5cm정도의 두상화가 편평꽃차례로 달린다.

총포는 길이 11~13cm이며 포편은 6~7줄로 배열된다.

    





 

 









은분취

Saussurea gracilis Maxim.

 

볕이 잘 드는 건조한 풀밭에서 자란다. 높이 10~30cm.

잎 뒷면은 샘털이 밀생하며 흰색이다. 7~10월 개화.

꽃부리 길이 12mm 정도의 꽃이 산방꽃차례로 달리고

총포에 거미줄같은 털이 덮여 있다. 포편은 8~11줄로 배열된다.

[이명] 가야산 은분취 


(윤상열 님 사진)





 

 

 



두메분취

Saussurea tomentosa Kom.

 

높은 산의 풀밭에 자란다. 높이 20cm 정도.

뿌리줄기가 옆으로 길게 자라고 줄기에 솜털이 밀생한다.

7~8월 개화. 꽃차례의 지름은 1.5cm정도이다.

평북 낭림산 이북의 고산지대와 백두산에 자생한다.

[이명] 두메은분취

 

  












  

서덜취

Saussurea grandifolia Maxim.

 

깊은 산지에서 자란다. 높이 30~50cm.

줄기잎은 달걀모양, 또는 삼각형의 달걀모양이다.

7~10월 개화. 꽃차례의 지름이 1cm 정도이고

주로 흰꽃이 피며, 포편은 7~10줄로 배열한다.

[이명] 갈포령서덜취

 

  





  





빗살서덜취

Saussurea odontolepis Sch.Bip. ex Herd

 

산기슭이나 해안에서 자란다. 높이 60~100cm.

잎과 포의 조각이 빗살처럼 갈라지는 특징이 있다.

9~10월 개화. 머리모양꽃차례의 지름은 10~13mm이며,

꽃자루에 능선이 있고, 총포의 조각은 5줄로 배열된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드물게 분포한다.

[이명] 구와각시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