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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남도와 섬들에서

이국의 정취를 더하는 흰꽃나도샤프란



 

흰꽃나도샤프란

Zephyranthes candida (Lindl.) Herb.

 

양지바른 풀밭에서 자라는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cm 정도.

3~4월에 땅 속 비늘줄기에서 선형의 잎이 새로 난다. 8~11월 개화.

잎 사이에서 나온 꽃줄기 끝에 지름 3cm 정도의 꽃 1개가 핀다.

관상용으로 재배되어 왔으나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는 야화되었다.

 

 





 

제주도에 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국적이다라는데 입을 모은다.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이라는 표현인데,

그것은 화산 활동이 만들어낸 독특한 지형과 거무스레한 대지의 색상,

겨울에도 따뜻한 기후와 이런 자연 환경에서 이루어진 제주의 숲과

이국적인 식물들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느낌일 것이다.

 

흰꽃나도샤프란은 이러한 제주의 이국적인 정취를 더하는 식물이다.

이 긴 이름은 샤프란과 나도샤프란이라는 식물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샤프란은 영어로 크로커스라는 이름으로 사랑받는 붓꽃과의 식물로

보라, 주황, 흰색 등의 다양한 색상으로 개발된 관상용 화초고,

나도샤프란은 속명인 제피란서스라고도 불리는 수선화과의 식물로

주로 분홍색이나 연한 자주색의 꽃을 피우는 원예식물이다. 


(샤프란(왼쪽)과 나도샤프란(오른쪽), 양형호 님 사진)

 

나도샤프란과 같은 속의 변종인 흰꽃나도샤프란은

흰 꽃이 피고 제피란서스 칸디다라는 학명으로도 통용되고 있다.

흰꽃나도샤프란은 1969년에 이창복 교수의 논문 <우리나라 식물자원>에서

처음 명명된 이름으로, 논문에서는 이 식물의 야화(野化)를 전망하였다.


이 식물이 공식발간물을 통해 소개된 지 50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이름이 등록되지 않은 까닭은 알 수 없으나

제주도의 바닷가와 올레길에서는 여느 야생화처럼 흔히 눈에 띈다.

꽃이 아름답고 늦여름부터 초겨울까지 오래도록 꽃이 피는 까닭에

가정집이나 거리와 공원에 많이 가꾸기도 하는 이 식물은

이국적인 제주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꽃으로 자리 잡았다.

   

(이시연 님 사진) 

그러나 흰꽃나도샤프란이라는 이름을 부르면서 늘 아쉬운 것은

굳이 이렇게 긴 이름을 붙여야만 하는가하는 약간의 불만이다.

이는 마치 보통사람들은 기억할 일도 없고 쓰지도 말라는 듯이

학자들끼리만 통용되는 체계적인 학명의 구조로 만든 이름이다.

 

나중에 이 식물이 야생에서 더 번성해서 누구라도 그 이름을

쓰게 될 그 때에도 흰꽃나도샤프란이라고 불러야 할 것인가?

그냥 남수선화라던가 들수선화라고 해도 좋지 않겠는가.


2017.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