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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백두의 줄기에서

속 썩은 데 좋은 약 황금



 

황금

Scutellaria baicalensis Georgi

 

반그늘이나 양지에서 자라는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60cm.

전체에 털이 있고 원줄기는 네모지며 곧게 서거나 비스듬히 자란다.

7~9월 개화. 꽃은 원줄기 끝과 가지 끝에 뭉쳐서 달린다.

중국 원산으로 약재로 쓰이며 국내에서는 주로 재배한다.

 

 






식물을 황금이라고 부르면 우선 왜 그럴까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황금은 용담이나 황기처럼 그 식물의 뿌리를 말린 한약재의 이름이

곧 식물의 이름이 된 경우로 한자로 黃芩이라고 표기한다.

누를 풀이름 자로 쓰고, 뿌리가 누런 식물을 나타낸다.

 

동의보감에는 황금이 속서근풀의 뿌리를 말린 약재로 나와 있고,

1937년에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서는 황금으로 등록되었다가

1949년에 나온 <조선식물명집>에는 속썩은풀로 고쳐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의 국명은 황금이고 보편적으로 황금으로 부르고 있다.


(중국 북부의 초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황금)  

 

그런데 속썩은풀이라는 옛 이름이 참 그럴 듯하다.

속썩은풀은 이 식물의 뿌리가 굵어지면 속이 썩어서 비게 되고,

약재로 쓰기위해 뿌리를 가로로 썰어보면 도넛이나 엽전처럼

가운데에 구멍이 뚫려있는 모양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속썩은풀이 속 썩은 증상에 효과가 있는 것이 더욱 재미있다.

폐에 열이나서 기침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날 때,

위장, 소장, 대장, , 방광의 모든 염증에 치료제로 쓴다고 하니

그야말로 속이 썩은 여러 증세에 효과가 있는 재미있는 이름이다.

 

(제주도의 한 오름에서 자라는 소황금) 


속썩은풀은 중국 북부지방이나 몽골, 시베리아에 널리 자생하며

북한 지역에도 분포하나 상대적으로 온난한 남한 지역에서는

대부분 약재로 재배되며 야생에서는 거의 만나기가 어렵다.

한라산은 북방계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 식물이 제주도에도 자생한다고 알려져 왔으나 근래에

황금과는 약간 다른 소황금(Scutellaria orthocalyx)으로 분류된 듯하다.

 

희귀한 식물일수록 보고 싶어 속을 끓이는 것이 인지상정이어서

십여 년을 오매불망했던 속썩은풀은 내게 속 썩인 풀이었다.

그러던 어느 해 내몽골을 여행하면서 이 풀을 속 시원하게 보고나서는

더 이상 속썩은풀이 아니라 황금으로 불러주기로 했다.

 

2016. 11. 24.

  




  

 

 

소황금

Scutellaria orthocalyx Handel-Mazzetti

 

산지의 풀밭에서 자라는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40cm.

2002년에 발견된 국내 미기록종으로 생태가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황금과 거의 비슷하나 전체적으로 크기가 약간 작다. 8~9월 개화.

제주도의 일부 오름에 자생하며, 함부로 채취되어 드물게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