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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백두의 줄기에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야생의 황기


 



황기(黃芪)

Astragalus mongholicus Bunge

 

산지에 자라는 콩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1m 정도.

줄기 전체에 털이 있고 잎은 611쌍의 작은잎으로 된 깃꼴겹잎이다.

7~8월 개화. 길이 1cm 정도의 꽃들이 한 방향으로 몰려 핀다.

 

 






황기는 시장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식재료같은 식물이다.

인삼과 효능이 비슷하나 값이 싸서 인삼의 대용품으로 쓰이며,

닭과 함께 황기를 달여 먹거나 차로 마시면 식은땀을 흘리지 않고

기력이 좋아진다고 알려져서 건강식품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황기는 고려 때부터 널리 약재로 쓰여 왔던 기록이 있는데,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18세기 이후에는 단너삼이 되었다.

단너삼은 맛이 쓰기로 유명한 너삼에 비해 단맛이 나기 때문에

유래한 이름으로 오늘날 너삼의 표준명은 고삼(苦蔘)이다.

 

황기는 이 식물의 뿌리를 말린 약재명이 식물 이름이 된 경우로,

말린 뿌리의 색깔이 누런색을 띠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황기는 쉽게 피로하고 힘이 약하며, 음성이 낮고 맥박이 연약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현저한 효능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왔고,

체력을 강화시켜 주고 근육의 긴장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라산 자락의 제주황기) 

옛날에 조상들이 산에서 흔히 채취하던 황기가 요즘 야생에서

거의 보기 어려워진 까닭은 지구온난화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황기는 만주, 시베리아 동부처럼 추운 지방이 고향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황기를 재배하는 지역이 주로 강원도 산간 지방이고,

황기의 형제벌인 염주황기, 정선황기, 제주황기, 자주황기 등이

백두산 일대나 높은 산지에서 자라는 까닭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황기는 과거에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가 2012년에

기존의 목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보호식물목록에서 제외되었다.

더 이상 야생에서 거의 발견되지 않아서 보호의 대상도 없을 뿐더러

널리 재배하는 식물이어서 보호할 명분도 없기 때문이었지 싶다.

 

이는 황기가 야생식물의 범주에서 재배작물로 가는 전 단계로 보인다.

황기가 우리의 야생화 목록에서 영원히 빠지기 전에 통일이 되면

북한 땅에 있을 야생 황기로 백년은 더 야생화 대접을 받을 듯하다.

 

 

2016. 11. 14.

 

 

 

 


 

염주황기

Astragalus membranaceus var. mandshuricus Nakai

 

높은 산에 자란다. 높이 30cm 정도.

뿌리는 비대하고 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5~9쌍으로 된 겹잎이다.

7~8월 개화. 꽃은 줄기 끝에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열매는 원기둥 모양에 잘룩잘룩 들어간 마디가 있어서

염주 모양으로 보인다. 백두산 일대에 분포한다.

근연종인 개황기는 1m 높이 까지 자라고, 작은 잎이 8~13쌍이다.

 


 


 제주황기

Astragalus membranaceus var. alpinus Nakai

 

높은 산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다. 높이 20~30cm.

줄기는 밑에서 갈라지며, 잎은 깃꼴겹잎으로 작은잎은 5~10쌍이다.

8~9월 개화. 잎겨드랑이에서 꽃자루가 나와 핀다.

전체가 황기를 닮았으나 매우 작다. 한라산의 높은 곳에 자생한다.

 

   



정선황기

Astragalus koraiensis Y.N.Lee

 

냇가나 빈터 주변에 자란다. 높이 약 30cm 정도.

잎은 7~10쌍의 작은잎으로 된 깃꼴겹잎이다. 5~8월 개화.

다른 황기와 달리 머리모양꽃차례로 꽃이 핀다.

강원도 정선에서 처음 발견되어 유래한 이름이다.

 

  (정영진 님 사진)

  


자주황기

Astragalus dahuricus (Pall.) DC.

 

높은 산지의 풀밭에 자란다. 높이 15~65cm.

잎은 작은잎 5~10쌍으로 된 깃꼴겹잎이다.

 6~8월 개화.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줄기에

25개 정도의 꽃이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국내 자생여부는 분명하지 않고

주로 북한에 자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