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별꽃
Anagallis arvensis var. caerulea (L.) Gouan
바닷가 부근의 갯바위 지대나 풀밭에서 자라는 앵초과의 한두해살이풀.
줄기 길이 10~30cm. 줄기는 옆으로 뻗다가 비스듬히 서며 네모지다.
3월~6월 개화. 지름 1cm 정도의 꽃이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리며
열매가 익으면 가운데가 옆으로 뚜껑처럼 떨어져나가 씨앗이 나온다.
뚜껑별꽃의 작은 꽃에는 빨강, 노랑, 파랑의 삼원색이 다 들어있다.
대개 이런 원색적인 색감은 열대지방의 식물에서 흔히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남쪽 해안지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뚜껑별꽃은
제주도가 분포의 북방한계선인 아열대식물로 짐작된다.
사람들은 ‘왜 뚜껑별꽃이라고 부를까?’라는 질문을 자주 한다.
이 식물의 어디에도 뚜껑이라고 할만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데다가,
하얗고 작은 꽃을 피우는 별꽃과도 비슷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 이름은 열매가 익어 뚜껑이 열리는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뚜껑별꽃은 꽃잎이 시들어 떨어진 다음에 별 모양의 꽃받침이 드러난다.
그 꽃받침 가운데서 씨방이 둥글게 부풀면 둘레에 가느다란 옆줄이 생기고,
열매가 익었을 때 옆줄이 갈라져서 뚜껑이 열리고 씨앗이 떨어진다.
그렇게 뚜껑을 보고 알게된 사람도 나중에 그 이름을 부를 때면
한참 기억을 더듬다가 엉뚱한 이름으로 부르는 걸 종종 보았다.
'뚜껑'과 '별꽃'이 반반씩 섞여서 혼동되는 이름들이 있기 때문이다.
박과의 ‘뚜껑덩굴'과 석죽과의 ‘덩굴별꽃'이 바로 그들이다.
뚜껑덩굴은 하천 줄기를 따라 크게 번지는 덩굴식물로,
뚜껑이 옆으로 갈라져서 씨앗을 떨어뜨리는 모습이 뚜껑별꽃과 닮았고,
덩굴별꽃은 큰 씨방에다가 꽃잎이 'ㄱ'자로 재껴지는 별난 모양의 꽃이다.
이런 이름들은 아무리 설명하고 사진을 보여주어도
뒤돌아서자말자 십중팔구는 또 헷갈리기 마련이다.
'뚜껑별꽃'의 다른 이름으로 '보라별꽃'과 '별봄맞이꽃'이다.
이 두 가지 이름들은 기억하기 쉽고 혼동의 여지가 덜하기는 하나,
세 가지 식물을 헷갈리게하는 '뚜껑별꽃'이라는 이름에도 묘미가 있다.
2016.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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