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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깊은 숲 산중에서

뱀무라는 이름의 유래



 뱀무

Geum japonicum Thunb.

 

산지 숲 속에 자라는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60cm.

잎은 3갈래로 갈라진 깃꼴겹잎으로 작은잎의 끝이 둔하다.

6~8월 개화. 꽃의 지름은 1.5cm 정도로 줄기나 가지 끝에 성기게 달린다.

제주, 울릉을 포함해 전남, 전북의 일부 지역에 드물게 자생한다.

크기가 작고 줄기 위쪽에 난 잎은 보통 홑잎이어서 큰뱀무와 구분된다.




 

보기 어려운 뱀무를 한라산 중턱에서 우연히 만났다.

우리나라에 큰뱀무는 흔하지만 뱀무는 일부 지역에서만 자라는 식물로, 

크기가 큰뱀무의 절반 정도여서 귀여운 느낌이 드는 꽃이다. 

 

이런 꽃과 뱀무라는 이름은 영 어울리지 않아보인다.

일반적인 자료에는 뱀이 잘 다니는 곳에 자라며,

잎이 무를 닮아서 '뱀무'라고 부른다고 나와있다.

하지만 뱀이 자주 나타나는 곳에 사는 풀이 뱀무 뿐이겠는가.

게다가 아무리 잎을 살펴보아도 무잎을 닮지는 않아 보였다.


(뱀무)

뱀무라는 이름은 1937년에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

배암무로 처음 등장한 시점부터 유래를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1949년에 발간된 <조선식물명집>에서 뱀무로 바뀌어 나온다.

한방에서는 뱀무를 '수양매'(水揚梅), 큰뱀무는 오기조양초’(五氣朝陽草)라는

약재명으로 부르며, 풍을 방지하고 혈액순환을 돕고 이뇨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문헌상으로 그 무렵에 처음 등장한 이름이라면 일본의 책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뱀무의 일본 이름은 다이곤소(だいこんそう, 大根草), 번역하면 무풀이다.

일본의 마키노도감에 의하면 이 식물의 뿌리잎이 깃꼴겹잎으로, 끝의 작은잎이 크고

아래로 갈수록 작아지는 모양이 무의 잎과 닮은 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키노 도감에 나온 뱀무의 뿌리잎(왼쪽)과 실제 뱀무의 뿌리잎(오른쪽))


이런 내력을 알고 나서, 지금까지 밑동까지 헤집어보지는 않았던

뱀무와 큰뱀무의 뿌리잎을 잘 살펴보니 과연 무 잎과 닮아보였다.

일본 책의 자세한 설명을 보고서야 '무'가 들어간 까닭을 알았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렇게  명확하게 알려주는 책이 없어서 유감이다.

그리고 '뱀'이 '무' 앞에 붙은 까닭은 여전히 모르겠다.

기왕에 뱀딸기도 있으니 뱀에게 도 하나 준 것일까.


2016. 7. 22.




 

큰뱀무

Geum aleppicum Jacq.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 흔히 자란다. 높이 30~100cm.

뿌리잎은 긴 잎자루가 있는 3~5쌍의 깃모양겹잎이고,

줄기잎은 3장의 작은잎으로 된 겹잎으로 끝이 뾰족하다.

6~8월 개화. 지름 1.5~2cm 정도의 꽃이 3~10개 정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