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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깊은 숲 산중에서

꿩들이 사랑할 때 피는 꿩의바람꽃

 



 

꿩의바람꽃

Anemone raddeana Regel


산지의 숲속에 나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cm 가량.

줄기는 가지를 치지 않으며, 잎은 3갈래로 1~2회 갈라진다.

4~5월 개화. 꽃의 지름 3~4cm. 한 포기에 한 개의 꽃이 달린다.




 

 

 




 

봄날 꿩들이 짝을 찾아 사랑을 나누는 때면

산과 들에 '꿩 꿩' 소리가 잦아진다.

이때를 맞춰 꿩의바람꽃이 피기 시작한다.

옛날 사람들은 이 꽃이 필 때 꿩들이 바람을 핀다고 하면서,

한 보름이 지나면 꿩의 알을 주우러 갔다고 한다.

 

꿩의바람꽃이 피어나는 모습은 참으로 경이롭다.

볕이 따뜻해지면 오므리고 있던 꽃이 천천히 부풀다가

잠깐 스치는 봄바람에 낙하산 펴지듯이 순식간에 꽃이 터진다.

바람꽃이라는 이름처럼 바람에 흔들리며 피어나는 것이다.

 

꿩의바람꽃은 바람꽃 종류(Anemone속) 중에서 가장 먼저 핀다.

이 꽃보다 먼저 피는 변산과 너도바람꽃은 너도바람꽃속(Eranthis)이고

만주바람꽃과 나도바람꽃은 또 다른 속으로 분류하고 있다.

꿩의바람꽃을 시작으로 다른 바람꽃들도 연이어 피어난다.


 

4월 말에 태백산에 가면 여섯 가지 바람꽃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홀아비바람, 꿩의바람, 태백바람, 회리바람, 들바람, 나도바람꽃들이다.

아무런 수식어가 붙지 않은 원조 ‘바람꽃’은 설악산 정상부근에서

모든 바람꽃들 중에서 가장 늦은 7월경에 피어 대미를 장식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모성애가 부성애보다 강하다고들 하지만

새들의 세계에서는 부성애가 더 헌신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들은 암컷이 알을 품고 새끼들을 먹이고 키워서

둥지를 떠날 때까지가 생존에 가장 위험한 시기이다.

 

땅에서 새끼를 키우는 꿩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 위험한 시기에 화려한 몸치장을 한 장끼는 가족과 동떨어진 방향에서

천적이나 사냥꾼의 눈길을 끌면서 생사를 건 숨바꼭질을 한다.

이러한 꿩의 부성애야말로 목숨을 건 가족 사랑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꿩들이 바람을 필 때 꿩의바람꽃이 핀다는 속설은

농담이라도 꿩들에게는 정말로 억울한 말씀이다.

꿩의바람꽃은 꿩들이 사랑을 나누는 봄날에 피는 바람꽃이다.


 

2012. 3. 10.에 쓴 글을 2016. 12. 31.에 고쳐 쓰다.




 

 

 

 

 

바람꽃

Anemone narcissiflora L.

 

높은 산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40cm.

전체에 털이 나고 땅속줄기가 굵다.

6~8월 개화. 꽃대 끝에 여러 송이가 달린다.

한국(중부 이북) 등 북반구에 분포한다.

 

 

 

 

홀아비바람꽃

Anemone koraiensis Nakai

 

산지의 습한 곳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30cm.

4~5월 개화. 꽃의 지름 1.5cm 가량.

꽃과 잎 모양이 바람꽃과 비슷하나 꽃대 끝에

꽃이 한 송이씩 달려서 홀아비바람꽃이라고 한다.

한국 특산 식물이다.

 

 

 

 

 

쌍동바람꽃

Anemone rossii S.Moore

 

깊은 산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5cm 가량.

5~6월 개화. 꽃은 2개의 꽃자루 위에 한 개씩 달리고,

순차적으로 핀다. 한국(강원도 이북), 중국 동북 지방,

몽골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쌍동이바람꽃, 쌍둥바람꽃(북한명), 쌍둥이바람꽃

 

 

 

 

회리바람꽃

Anemone reflexa Steph. & Willd.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30cm.

5~6월 개화. 꽃은 꽃대 끝에 1~3 송이씩 달린다.

한국, 중국 동북지방, 몽골 등지에 분포한다.

 

 

 

 

 

 

 

들바람꽃

Anemone amurensis (Korsh.) Kom.

 

습한 숲 밑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5cm 가량.

4~5월 개화. 꽃의 지름은 2cm 가량, 꽃대 끝에 한 송이씩

달린다. 한국(중부 이북), 중국 동북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태백바람꽃

Anemone pendulisepala Y.Lee

 

높은 산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cm 가량.

줄기는 둥글고 털이 없다. 5월 개화.

꽃의 지름 1.5cm 가량, 꽃대 끝에 1 송이씩 달린다.

회리바람꽃과 들바람꽃의 자연교잡종으로 추정된다.

강원도 태백산, 청태산 일대에 분포한다.

 

 

 

 

 

숲바람꽃

Anemone umbrosa C.A.Mey.

 

숲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5~20cm가량.

5~6월 개화. 꽃의 지름은 1.5cm 가량.

한국(중부 이북),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그늘바람꽃(북한명)

 

 

 

 

 

세바람꽃

Anemone stolonifera Maxim.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15cm.

5~6월 개화. 꽃의 지름은 1cm 가량.

한 줄기에서 2~3개의 꽃대가 길게 자란다.

한국(한라산, 함남, 함북), 일본, 중국 동북지방에 분포한다.

[이명] 세송이바람꽃 

 

 

 

 

 

가래바람꽃

Anemone dichotoma L.

 

양지바른 습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50cm 가량.

전체에 잔털이 있고, 줄기 윗부분이 2개로 갈라진다.

6~7월 개화. 한국(함북) 등 북반구 아한대 지방에 분포한다.

[이명] 가지바람꽃, 갈내바람꽃, 갈래바람꽃(북한명)

 

 

 

 

조선바람꽃(북한명)

Anemone narcissiflora Linne var. crinita(Juz.) Taruma

 

높은 산의 초원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40cm 가량.

전초에 흰색 긴 털이 난다. 6~7월 개화.

3~5개의 꽃대가 모여 나며 꽃의 지름은 3cm 가량.

한국(백두산), 중국, 동부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긴털바람꽃

*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되어있지 않음.

 

 

 

 

 

남바람꽃

 

들이나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5cm 내외.

5월 초 개화. 꽃의 뒷면에 분홍색을 띤 꽃이 있고

흰색 꽃도 있다.

전남, 경남, 제주도 등지에 분포한다.

*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되어있지 않음. 

 

 

 

 

 

 

나도바람꽃

Enemion raddeanum Regel

 

숲 속에 나는 나도바람꽃속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30cm. 4~5월 개화.

한국(중부 이북), 일본, 중국 동북지방 등지에 분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