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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가을에 피는 꽃

조물주의 선물, 장구채

 

 

장구채

Silene firma Siebold & Zucc.

 

산이나 들에 나는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30~50cm.

줄기는 자주색을 띤 녹색이며 잎은 마주나며 긴 타원형이다.

9~11월 개화. 전초를 약용하고 어린잎은 식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장구채는 단출하게 생긴 풀이다.

두어 뼘 정도의 곧은 줄기 끝에 통통한 씨방이 있는 꽃을 달고,

잎도 가늘고 짧은데다가 그리 많이 달리지도 않아서

누구라도 장구채로 쓸 만하다는 생각을 떠올릴만하다.

 

우리 전통악기인 장구는 좌우 대칭형이지만 양쪽의 소리가 다르다.

북편이라고 하는 왼쪽은 두꺼운 가죽을 씌워서 구수한 소리가 나고,

채편이라고 부르는 오른쪽은 얇은 가죽을 써서 짱짱한 소리가 난다.

장구를 치는 채도 끝이 동그란 작은 방망이인 북채가 있고,

밋밋한 대나무 막대기인 열채가 있는데, ‘장구채’라는 식물 이름은

그 중에 북채와 많이 닮은 데서 나왔을 것이다.

 

장구채에 관한 자료를 검색하다가 한 가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내가 가진 큰 도감이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처럼 인터넷에서

널리 검색되는 모든 자료에 개화시기가 7월로 나와 있다.

이는 야생화 동호회의 사이트들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장구채 사진의

촬영시기를 확인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명백한 오류이다.

장구채는 거의 10월에 꽃이 피고 빠른 곳이라야 9월 초에 핀다.

그리고 따뜻한 지방에서는 11월 초까지 꽃을 볼 수 있다.

 

(분홍장구채, 강원홍천) 

여러 자료에 똑같은 오류가 나와 있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할까?

시험 시간에 공부 잘 하는 학생이 실수를 해서 오답을 쓴 것을

모든 학생이 베껴 쓴 정황과 같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그렇다면 자료 작성 과정의 도덕성이나 성실성은 물론이고,

다른 내용들의 신뢰성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별것도 아닌 오류에 시비를 건 듯하지만, ‘장구채’라는 이름과

개화시기는 그럴듯한 관련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장구채’가 꽃을 피울 때는 장구채를 썩 닮지는 않았다.

늦가을에 꽃이 진 다음에 씨방이 통통하게 부풀어 오르고,

잎이 말라 떨어질 때 비로소 장구를 칠만한 모양이 나온다.

 

곧은 줄기 끝에 통통한 씨방이 달린 풀이 이뿐이겠는가 마는

장구채의 결실은 추수가 끝날 무렵인데서 시기적인 묘미가 있다.

옛날 농촌 사람들은 일 년 내내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늦가을에야 가을걷이를 마치고 겨우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조물주는 수고한 농부들에게 장구채를 선물했다.

"한 해 동안 땀 흘리며 수고하였구나.

이제 장구나 치면서 신명나게 한 번 놀아보거라."

 

 

2013. 8. 29. 꽃 이야기 305.

 

 

 

 

 

 

 

 

 

가는장구채

Silene seoulensis Nakai

 

산지의 그늘 나는 한해살이풀. 높이 30cm 가량.

줄기는 약하고 아랫부분이 옆으로 긴다.

마디에서 뿌리가 나오며,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7~8월 개화.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가지가는장구채, 수양장구채, 동굴장구채

 

 

 

 

 

가는다리장구채

Silene jenisseensis Willd.

 

높은 산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5cm 가량.

뿌리가 굵고 잎은 주로 뿌리 부근에서 뭉쳐난다.

7~8월 개화. 한국, 중국 동북 지방, 몽골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짤룩장구채(북한명), 짤룩대나물

 

 

 

 

 

갯장구채

Silene aprica var. oldhamiana (Miq.) C.Y.Wu

 

바닷가의 갯바위에 나는 두해살이풀. 높이 20~50cm.

전체에 잔털이 퍼져 있고 줄기는 곧게 선다.

5~6월 개화. 주로 분홍색 꽃이 피며, 흰색도 드물게 핀다.

한국,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해안장구채, 흰갯장구채

 

 

 

 

 

분홍장구채

Silene capitata Kom.

 

산지의 바위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cm 가량.

줄기는 비스듬히 눕고 가지를 친다. 전체에 가는 털이 난다.

8~10월 개화. 가지 끝에 뭉쳐난다.

한국(중부 이북),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구슬꽃대나물, 애기대나물

 

 

 

 

 

울릉장구채

Silene takeshimensis Uyeki & Sakata

 

울릉도의 바위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50cm.

뿌리는 목질화되어 굵으며 옆으로 비스듬히 선다.

6~8월 개화. 한국(울릉도) 특산 식물.

[이명] 울릉대나물

 

 

 

 

 

오랑캐장구채

Silene repens Patrin

 

높은 산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50cm.

밑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전체에 잔털이 퍼져있다.

6~7월 개화. 통모양의 꽃받침이 적갈색을 띤다.

한국, 중국 동북 지방, 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가지대나물, 흰대나물, 북장구채

 

 

 

 

대나물

Gypsophila oldhamiana Miq.

* 장구채의 이명에 ‘대나물’이 들어가는 것이 많으나,

대나물은 장구채와 같은 석죽과의 다른 속 식물이다.

 

산이나 들에 나는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50~100cm.

전체에 털이 없고, 윗부분에서 가지를 친다.

잎은 대나뭇잎 모양, 길이 3~5cm 이며 잎맥이 뚜렷하다.

6~10월 개화. 어린 식물은 식용. 뿌리는 약용한다.

한국,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마디나물(북한명), 은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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