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나들이 1/가을에 피는 꽃

산국과 감국

 

 

산국

Dendranthema boreale (Makino) Ling ex Kitam.

 

산이나 들에 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1m 정도.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잎은 깃모양으로 깊게 갈라진다.

9~11월 개화. 두상화의 지름이 1.5cm 정도. 전초를 약용,

꽃은 향료용으로 쓴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감국, 개국화, 나는개국화, 들국

 

 

감국

Dendranthema indicum (L.) DesMoul. 

 

산이나 들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60cm.

산국에 비해 줄기의 색이 짙고 잎이 얕게 갈라진다.

9~11월 개화. 두상화의 지름이 2~2.5cm. 전초를 약용,

꽃은 차로 만든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국화, 들국화, 선감국, 황국

 

 

 

 

 

‘산국’(山菊)이라는 꽃 이름은 산에 피는 국화라는 말이지만

산과 들이 만나는 곳이나 들녘에서 더 쉽게 볼 수 있다.

늦가을 산책길에 산국의 짙은 향기를 맡아보면

이 꽃이 세상 국화들의 조상일 거라는 직감이 온다.

산국의 꽃을 말려서 베게에 넣고 자면 그 향기로 인하여

잠을 자는 동안에 머리가 맑아진다고 한다.

 

산국과 아주 닮은, 감국이라고 불리는 꽃이 있다.

감국(甘菊)은 이름에 달 ‘감(甘)’자가 들어있듯이

꽃의 맛을 보면 처음에는 쓴 맛이 나지만 뒷맛은 상큼하며 달달하다.

그래서 감국은 꽃을 말려 차로 만들어 마시면 좋다.

감국은 산국보다 쓴 맛과 향기가 덜하며 꽃이 약간 크다.

 

들꽃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산국과 감국이 너무 비슷해서,

둘의 차이점을 알고, 그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려고 애를 쓴다.

자료를 찾아보면, 꽃의 크기, 향기, 꽃차례의 모양, 줄기의 색,

맛, 잎의 모양 등의 차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것이 많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만난 감국, 충남 서천)

 

 

 

그렇지만 이 차이점들을 달달 외워서 산야로 나가 보더라도

막상 이 꽃들을 대하면 이런 분별적인 지식은 별로 소용이 없어진다.

자연은 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한 것’이어서 그 어느 꽃도

인간의 언어로 묘사되고 구분된 대로, 꽃이 크고 작고,

향기가 더하고 덜하고, 색깔은 또 어쩌고 하는

서술에 딱 맞아 떨어지는 꽃은 드물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의 중간 형태를 취한 교잡종도 있는 듯하였다.

 

무엇과 무엇을 굳이 분별해서 그 차이를 보려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청정한 마음으로 바라보기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들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느끼고, 그 향기에 취해보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동차를 타고 지나치는 꽃도

그것이 감국인지 산국인지 보이는 날이 자신도 모르게 온다.

 

사람들은 세상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하지 않고

비교하고 분별하려 듦으로서 고단한 삶을 자초한다.

산국은 산국이고 감국은 감국이나 그 경계는 모호하다.

 

 

2010. 12. 5에 쓴 글을 2013. 8. 27에 고쳐 쓰다.

꽃 이야기 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