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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산과 들 사이에서

금빛 찬란한 부처의 모습 금불초

 




금불초(金佛草)

Inula britannica var. japonica (Thunb.) Franch. & Sav.

 

산과 들의 약간 습한 곳에 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30~100cm.

줄기는 곧게 서고 위쪽에서 가지가 갈라지며, 전체에 털이 있다.

7~10월 개화. 지름 3cm 정도의 꽃이 줄기와 가지 끝에 달린다. 

[이명] 들국화, 옷풀, 하국(夏菊)

 

 

 

 





금불초만큼 평범한 꽃이 또 있을까 싶다.

노란 꽃의 색깔이나 여느 들꽃과 비슷비슷한 모양이나

그 어느 구석도 특별히 추켜세울 곳이 없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이 꽃이 우리 주변 가까운 곳에서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피고 지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는 7월 중순에 피기 시작해서

서리가 내리는 11월 초까지 다섯 달이나 꽃을 볼 수 있다.

 

금불초에는 ‘들국화’나 ‘하국’(夏菊)이라는 다른 이름이 있다.

들에 피는 국화 비슷한 수많은 꽃들을 다 들국화로 부를 수 있지만,

문헌상에 ‘들국화’로 기록된 식물은 이 금불초와 감국(甘菊)뿐이다.

‘하국’(夏菊) 또한 여름에 피는 국화류 중에서 대표격의 이름으로,

역설적으로 가장 평범한 국화꽃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평범한 풀이 어떻게 金佛草, 즉 ‘금부처풀’이 되었을까?

이 꽃을 말린 생약은 선복화(旋覆花)라고 하여 거담, 건위, 진정 등의

약효가 있다고 하지만 왠만한 식물들에도 있는 그 정도 효용으로

귀한 부처의 이름을 얻었을 것 같지는 않다.


 

굳이 금부처가 된 이유를 만들어 붙이자면

꽃에 이슬이 맺히는 늦여름부터 가을동안에는 아침 햇살을 받아 

여느 꽃보다도 찬란한 금빛을 내는 까닭이 아닐까 짐작할 따름이다.

 

대체로 사람들은 부처님 하면 석가모니불을 생각하지만,

불가에서는 '진리를 깨달은 자'의 보통명사라고 한다.

진리를 깨닫는 일이 어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평범한 꽃이 찬란한 햇살을 받아 금빛 부처가 되듯이 

세상의 선남선녀가 모두 부처가 될 수 있을까?

 

부처님이 열반하신지 이천 수 백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어느 깨달은 사람이 있어 부처가 되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다만 '부처님 가운데토막' 같다는 사람은 가끔 만난 적이 있다.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을수록 즐거움도 많을 듯하다.

 

 

2013. 7. 31.에 쓰고 2016. 12. 31.에 고쳐 쓰다.